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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책을 읽지 않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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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성인 호르디 축일과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사망일이 겹치는 이날,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장미를, 여자는 남자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는 풍습에서 비롯됐다. 한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에 초콜릿, 사탕 따위를 선물할 뿐, 책을 선물하는 풍경은 보기 어렵다.

어딜 가더라도 책을 펴든 사람은 없고, 머리 숙인 채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사람만 가득하다. 스마트폰으로 채팅이나 게임을 하거나 연예'스포츠 기사를 보는 것이 전부지만, 저마다 진지하기 짝이 없다. 몇 년 전부터는 지하철'버스에서 책이나 신문을 보는 사람조차 보기 어려워졌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지식의 보고'라는 말은 구닥다리 유물이나 흘러간 옛노래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책을 기피하는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전국 성인 65.3%가 1년 동안 1권 이상의 책을 읽었고, 평균 9.1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성인들의 독서량은 2010년 이후 매년 감소해 전 세계 192개국 중 166위 수준으로 아프리카 국가보다 못하다. 흔히 '문화 강국'이나 '노벨상'을 언급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나라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독서량은 문화 수준의 척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국가의 미래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매일신문 19일 자 6면에 소개된 박시철 씨 가족 사례는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보여준다. 이 가족은 지난해 2천905권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가족 1인당 평균 581권을 읽었다고 하니 놀랍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고, 책 읽기와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를 익히게 했고, 영재교육원에도 입학시켰다고 한다.

책 읽기는 일종의 습관이다. 그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줘야 생각하는 힘이 커진다. 자녀에게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수불석권(手不釋卷)은 못 하더라도,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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