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등학생 책가방이 60만원 '新 등골 브레이커'

일본산 '란도셀' 가방 불티, 저렴한 제품도 20만원 호가

란도셀 가방
란도셀 가방

초등학생 아이를 둔 이모(37) 씨는 어린이날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에 들렀다가 눈을 의심했다. 아내가 아이에게 사주고 싶다는 책가방 값이 무려 6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가격 때문에 돌아섰던 이 씨는 인터넷에서 같은 상표 책가방을 샀다. 하지만 이마저도 20만원이나 했다. 이 씨는 "너무 비싸단 생각을 했지만 '주변 아이들이 다 메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고 토로했다.

중'고교생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며 '등골 브레이커'라 불리던 노스페이스 패딩점퍼에 이어 고가의 수입 책가방과 명품 운동화가 또다시 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들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 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일본산 책가방 '란도셀'의 최고가는 60만원대다. 가장 저렴한 제품도 백화점 가격으로 30만원대인 이 제품은 지난 2, 3월 신학기를 앞두고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 왕세자에게 선물로 준 가방이라는 등 원조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정적 이미지 퍼져 최근 판매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다른 프리미엄 키즈 제품은 여전히 매출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 패딩 유행에 속앓이를 해야 했던 중'고교생 부모들은 최근에는 명품 운동화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일부 학생들이 유명 브랜드인 '구찌' 운동화를 신고 다니면서 빠르게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모(18) 양은 "얼마 전부터 반에서 1, 2명이 구찌 운동화를 신는 게 눈에 띄기 시작해 지금은 5명가량 신고 있다. 80만원 정도인데 부모님이 사주지 않는 친구들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귀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식으면 해당 브랜드 매출이 급감할 정도로 10대의 수요가 크다. 최근에는 어른들도 생소하게 느끼는 브랜드에 관심을 둘 정도로 청소년들이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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