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 선대위와 오찬…"재충전 시간 얼마나 걸릴 지…"

식당 먼저 와 내내 문간서 마중…박지원 손학규 천정배 등 모여, 장소 옮겨 의원들과 만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과 함께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지도부가 전원 물러나기로 해 새 원내대표를 뽑는 17일까지 주승용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1일 대선 패배 이후 선거대책위원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재충전 의지를 다졌다.

당분간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휴지기'를 갖기 전 함께 선거운동을 뛰었던 선대위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자리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박지원 손학규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 천정배 박주선 주승용 정동영 천근아 김진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과 점심을 함께했다. 식사 장소에 도착한 안 후보는 다른 인사들이 들어올 때까지 줄곧 문간에 서서 이들을 맞이했다. 전날 선대위 해단식 때보다 한결 편안해진 얼굴이었고, 피곤함을 떨친 모습이었다.

안 후보는 "열심히 하려면 승리했을 때나 패배했을 때나 일이 많다. 재충전은 그다음에 해야죠"라며 오찬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는 충전 기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냐는 질문에 "지난 4년간 하루도 못 쉬었다. 그래서 재충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급속충전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전 세대, 전 지역에서 골고루 20% 국민이 지지를 해주셨다"며 국민의 성원에 화답하기 위해서라도 당을 잘 이끌어주시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정확한 대선 평가가 필요하니 제 잘못을 포함해 백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자리에 동석한 박지원 전 위원장은 "선거 과정의 에피소드를 나눴고, 단결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나 현재 흔들리는 당 상황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오후에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세정 송기석 이용주 의원 등과 만찬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앞으로 대선 출마와 동시에 국회의원직을 내던진 만큼 여의도 정치권 밖에서 성찰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