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인 가구 청년들 술·담배 더 한다…과음 비율 57.1%·흡연은 48.1%

건강관리 소홀, 질병 찾아올 수도

홀로 사는 대학생 손모(20'경북 안동시) 씨는 얼마 전 '술병'이 나 수업에 가지 못했다. 닷새 동안 밤마다 술을 마셨다가 결국 속에 탈이 났기 때문이다. 신입생 환영회 등 학교 친구들과 술자리가 잦았고, 한 번 술잔을 들면 새벽까지 놓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평소 하루 반 갑 정도였던 흡연량도 한 갑이 넘게 늘었다. 손 씨는 "대학 신입생인 친구들은 대부분 술과 담배를 끼고 산다"면서 "혼자 살다 보니 음주나 흡연을 말리는 사람도 없어 무절제한 생활이 이어지는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성년이 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 1인 가구를 꾸린 청년들이 무절제한 생활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의 경우 청년층 1인 가구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0년 6만4천600여 가구였던 20, 30대 청년 1인 가구는 5년 만인 2015년 7만6천600여 가구로 18.6% 늘었다. 전체 가구 수(93만7천573가구)를 고려하면 10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사는 20, 30대 청년인 셈이다. 문제는 청년 1인 가구일수록 건강에 소홀하기 쉽다는 점이다. 이성림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교수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 남녀 5천215명의 가구 형태별 음주와 흡연 비율 등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로 지내는 청년 중 48.1%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다인(多人) 가구에 속한 청년 흡연자는 24.7%에 그쳤다.

1인 가구일수록 술도 많이 마시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 1인 가구의 과음 비율은 57.1%로 다인 가구 청년(47.7%)에 비해 10%포인트나 높았다. 연구팀은 "1인 가구로 생활하는 사람은 다인 가구에 속한 같은 연령대에 비해 건강관리에 소홀하고 신체활동 수준도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젊은 시절 굳어진 나쁜 생활습관은 중년 이후에 심각한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은 층은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피워도 당장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아 건강관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면서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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