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귓속말 주연 맡아 열연
이보영과 5년 만에 호흡 맞춰
속도감 못 따라가 지적 받기도
다양한 모습 보여줄 기회 얻어
욕 먹어도 새 연기에 도전할 것
지금은 나를 채울 시간 필요해
"'귓속말' 3, 4회까지 모니터링을 다 같이 했거든요? 초반에 PD님이 내가 받은 대본과는 다른 반응을 요구해서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방송을 보니 그게 무엇인지 알겠더라고요. 큰 사건이 전하는 긴장감이 이동준의 입장으로 연기할 때 긴장감과는 차이가 있더라고요. 놓친 부분이죠. 초반에 속도감을 못 따라간 것 같아요. 연기 지적을 받은 이유도 그래서가 아닐까요?"
배우 이상윤(36)은 최근 끝난 SBS 월화극 '귓속말'을 끝낸 소회를 묻는 말에 이같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회 비판적이고 정의를 추구하는 색채가 강한 박경수 작가의 '귓속말'은 기존에 그가 만났던 대본과는 약간 달랐다. 인물 중심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사건이 큰 줄기를 이루고 그걸 인물들이 따라가는 식이다. 또 한 회에만도 몇 번씩 공수 교대가 이뤄졌다. 반전에 반전, 급속도로 빠르게 전개되기도 했다. 이상윤은 "대본이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한시도 쉴 틈 없을 정도로 사건 진행이 빨랐고 신경전도 계속됐다. 끝날 때까지 집중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계속 놀라고 뒤통수를 맞는 순간의 연속이니 멍해지더라. 뭘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까지 이르는 등 극한의 지점까지 갔던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많은 부분 호흡을 맞춘 이보영과는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이후 5년여 만이다. 이상윤은 "예전에는 누나의 리드를 많이 따라갔는데 지금은 그래도 조금 협업한 느낌"이라고 좋아했다. 두 사람의 멜로가 부족한 데 대해서는 "처음에는 조금 더 멜로적인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했는데 작가님의 방식은 그런 게 아니더라. 그저 이야기가 진전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고민을 했다"고 짚었다.
'귓속말' 속 이상윤의 대척점에는 권율이라는 배우가 자리하고 있었다. 17회 내내 이동준을 몰아세웠다.
이상윤은 "상대 세력이 너무 세다 보니 PD님에게 '우리가 이길 수 있어요? 상대가 영리한 데다가 지략과 인맥까지 훌륭한데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동준이 태백에 들어가 대응하고 자신을 던져야 했던 상황"이라며 "권율 씨가 맡은 역할을 했으면 주도권을 끌고 가는 점 등등 때문에 조금 더 신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살짝 부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상윤은 특히 내지르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전작 '공항 가는 길'에서도 내적 갈등이 심했는데 감정 소모가 심한 작품을 연달아 해버린 셈이다. "'귓속말'은 기 싸움이 심했는데 '공항 가는 길'에서는 편하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의 연속이라 표정을 잃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잦았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연기로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기에 지금은 나를 채우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긴 했으나 '귓속말' 현장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이명우 PD의 조언이 가슴에 박혔다. 이상윤은 "내 반듯한 이미지는 캐릭터 영향이 클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살아온 시간이 쌓여 가치관 속에 묻어 있는 것 같더라"며 "PD님이 '어떤 인물이 얌체 공처럼 튀는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이 흥미로울 수 있는데 너는 그런 부분을 허용 안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내가 가진 생각을 깨야겠다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경험이나 지식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많은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권율이라는 친구를 통해 공부를 좀 했어요.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배워야 하는 본보기라서 고마웠죠. 전 예전에 다양한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최근 들어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있어요. 차츰 넓혀 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욕을 먹어도 괜찮아요. 물론 기분은 안 좋긴 하겠지만 그래도 욕을 먹는 게 도전해봤다는 것일 수도 있으니 '이상윤, 그것도 잘하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어떤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보다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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