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모시기가 참 어렵다. 벽에 똥칠한다는 얘기를 상상도 못 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우리 신랑도 얼마 전 수술해서 장기보호센터에 맡긴 적이 있는데, 자리가 없다. 가보면 저도 가기 싫은 곳을 저도 못 모시겠더라. 마음이 아팠고, 자주 씻겨 드리지 못해 사람 꼴이 아니더라. 눈물이 났다. 가족 휴가제가 도입됐는데, 휴가를 못 가고 있다. 다들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
한 치매 환자 가족이 하소연을 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귀 기울여 듣더니 이내 메모장을 꺼내 들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85세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다. 2008년부터 치매였다. 지금은 심해져서 어머니가 이해를 못 해 치매지원센터를 찾아갔다. 강도보다 무서운 게 치매인 것 같다. 치매 어머니를 그렇게 한 존속 범죄를 보면서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했다. 이런 어르신이 있으니까 가족이 너무 힘들다. 그래서 가족요양도 신청했다. 주간보호센터에 들어가는 비용이 한 달에 30만원이다. 약값은 7만원 정도다. 정부에서 3만원 지원된다. 이 역시 힘들다. 지원 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또 다른 치매 환자 가족이 간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메모를 계속했다.
문 대통령이 2일 세 번째 '찾아가는 대통령' 행사를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서울요양원에서 가졌다. 자신이 대선 때 약속한 치매국가책임제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메모를 해가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늘은 제가 말하는 것보다 말씀을 들으려고 왔다"는 말도 했다. 문 대통령은 치매 환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원예교실' 수업도 참관하고, 치매 정책의 직접 당사자인 환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치매 환자 가족들이 쏟아낸 목소리를 들은 뒤 치매 환자 및 부양가족들의 어려움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문 대통령은 "증세가 심해지면 전문 요양보호사가 댁으로 찾아가서 도와드리는 방문 서비스를 해주고, 그보다 더 심해지면 출퇴근하면서 종일 도와드리는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증이 되면 치매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요양보호사가 제대로 대우받아야 어르신을 모실 수 있다. 현재는 인원도 적고, 처우도 열악하다"며 "처우 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부분을 복지부 장관이 메모했기 때문에 종합해서 6월 말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국민께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는 이제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것으로, 내가 치매에 걸리더라도 안심할 수 있게 제가 약속드리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요양원 종사자가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치매를 대신할 새 용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자 문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치매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치매 국가책임제'를 주요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치매 국가책임제'에는 ▷지역사회 치매지원센터 확대 설치 ▷치매 검진 및 조기 발견 지원 ▷의료'복지'돌봄'요양 서비스 제공 및 연계 ▷치매안심병원 설립 ▷전국적 치매 책임병원 지정 등이 포함됐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 부담 상한제 도입과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건강보험 본인 부담상한제 기준 적용 등도 약속했었다.
이날 서울요양원 방문은 대통령이 직접 정책과 직결되는 현장을 찾아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관련 정책을 소개하는 '찾아가는 대통령 행사'다. 문 대통령은 첫 번째 찾아가는 대통령 행사로 인천공항을 찾아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했고, 두 번째로는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 중단 등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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