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洑 수위 더 낮추면 57곳 양수 못한다

하한수위까지 물 내려보내면 양수장 취입구 노출 등 장애

정부가 지난 1일 4대강 대형 보 6곳의 수문을 개방했지만 추가로 물을 방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로 수위를 낮추면 인근 양수장 수십 곳과 어도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이를 두고 과거 정부가 4대강 보에 가둬진 강물의 방류를 고려하지 않고 보 건설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발간한 '4대강 수자원 활용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보 수위가 주변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아질 경우 양수장 25곳이 취입구 노출 등으로 양수에 장애가 생겨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영향을 받는 양수장 121곳을 조사한 결과다.

특히 보 관리를 위한 최저수위인 '하한수위'까지 강물을 내보낸다면 장애 양수장이 47곳이나 늘어나 총 72곳이 개선 대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별 개선 대상은 낙동강이 가장 많은 57곳이었고 한강과 금강, 영산강은 각각 5곳씩이었다. 이들 시설을 신축 이전(6곳), 시설 확충(19곳), 설비 개선(47곳) 등을 통해 개선하는 데 사업비 675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4대강 16개 보의 수생태계 연결을 위해 설치된 어도 역시 보 수위가 낮아지면 무용지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 보에는 한강 5개, 낙동강 12개, 금강 4개, 영산강 2개 등 어도 23개가 설치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 관리수위가 0.4~0.8m만 낮아져도 어도 운영이 불가능해 각 보별로 1개씩, 최소 16개 어도는 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개선에는 한강 76억원, 낙동강 217억원, 금강 72억원, 영산강 57억원 등 총 42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이 취수시설 등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새 정부가 4대강 보 상시 개방을 지시했지만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지 못한 것은 취수시설 설계가 잘못된 탓"이라며 "과거 정부는 애초에 4대강 사업에서 보 수위를 내릴 계획이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4대강 보가 물을 뺄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답변할 내용이 없다"며 "4대강 수문 개방을 위한 실태 조사와 구조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관계 부처가 모여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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