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이효리 컴백 반기는 대중들

4년만에 정규 앨범들고 활동 재개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효리 효과'

변함없는 소탈한 매력 건재함 과시

이효리의 본격적인 연예계 복귀에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말 이승환과 함께한 헌정곡 '길가에 버려지다' 음원 작업, 또 그보다 앞서 진행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깜짝 출연하는 등 간간이 모습을 보이며 근황을 알리거나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해 노래를 부른 적은 있다. 결혼 후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한동안 열심히 SNS를 활용하며 팬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 이효리라는 이름으로 신곡을 내놓고 연예계로 돌아오는 건 2013년 정규 5집 '모노크롬' 발표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7월에 정규 6집을 내놓고 가수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JTBC 리얼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촬영을 끝내고 방송을 기다리는 중이며, 이미 MBC '무한도전'에서 변함없이 소탈한 매력을 과시하면서 복귀 신고식을 마쳤다. KBS 2TV '해피투게더'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무한도전'은 이효리의 출연과 함께 다소 주춤했던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상승효과를 누렸고, '효리네 민박' 역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기대감을 높였다. 여전히 매력적인 이미지로 연예계 전반을 활보하고 있다.

◆활동 재개 움직임, 가는 곳마다 화제 만발

이효리의 6집 신보는 7월 중 발매 예정이다. 싱글 음원 형태가 아닌 정식 앨범이며 이효리가 직접 작사'작곡에 손을 댄 곡이 수록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효리는 지난해 11월 김형석 작곡가가 이끄는 키위미디어그룹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가수 복귀 준비에 정성을 기울였다. 김형석 작곡가는 이효리의 이번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이효리의 빅 히트곡 '텐 미닛'의 작곡가 김도현이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좁은 음폭과 표현력의 한계 등 가창력에 대한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완성도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호평을 들었던 인물이 이효리다. '노래 잘하는 가수'는 아니라고 해도 새 앨범을 내놓을 때마다 과감한 음악적 실험을 거듭하며 화제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단순 섹시 댄스가수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도 사실이다. 실력파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이어오는 동안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를 선별하고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운 만큼 새롭게 선보일 앨범과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앨범 활동 재개에 앞서 먼저 시동을 건 예능 활동 역시 주목도를 높이기엔 충분한 행보다. 지난 17일 방송된 '무한도전'이 복귀 선언 후 가장 먼저 대중에 공개된 예능 프로그램이었는데, 이효리의 출연과 함께 시청률이 1.6%포인트 상승했으며, 한동안 주춤했던 화제성도 훌쩍 뛰어올랐다. '해피투게더' 출연 역시 만만찮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해피투게더'의 초대 MC로 활약하며 이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효리가 친정을 방문하게 된 셈이다.

◆3년여 만에 고정 예능 출연까지 강행

'무한도전'보다 먼저 녹화를 마친 예능 프로그램은 JTBC '효리네 민박'이다. 타이틀 그대로 이효리가 직접 민박집을 운영하는 콘셉트의 리얼 예능이다. 남편 이상순과 동반출연하며 부부가 사는 집을 직접 촬영 장소로 내놓고 일반인 민박 투숙객을 맞이했다. 여기에 가수 아이유가 민박집 스태프로 합류해 힘을 실었다. 5월에 촬영을 종료했으며 편집 작업을 거쳐 6월 25일 오후 8시 50분에 첫 방송 된다.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가 2014년 SBS '매직아이' 이후 3년여 만에 고정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매직아이'의 경우 JTBC의 '마녀사냥' 포맷을 카피했다는 부정적인 시선까지 받으며 4%대 시청률로 고전하다 막을 내렸지만 '효리네 민박'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상황이다.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리얼 예능 콘셉트인데다 그동안 속 시원하게 공개된 적 없었던 남편 이상순과의 일상까지 드러내는 포맷이라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tvN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 '윤식당'까지 크게 성공하면서 마침 방송계에 '힐링예능' 트렌드가 형성된 상황이라 이 여세를 몰아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효리네 민박'에 함께하고 싶다고 사연을 올린 일반인 투숙객 지원자들의 수만 무려 2만여 명. 프로그램 홍보용 티저 영상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일어났다. 특히 티저 영상 속에서 잠옷 바람으로 춤추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장난을 치는 이효리의 소탈한 모습이 드러나 눈길을 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한편으로는 털털한 성격을 부각시켜 특히 여성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는 스타라 그가 보여줄 일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불안 요소 있지만, 복귀 자체만으로 큰 의미

이효리의 행보에 불안한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과거의 인기 가수들이 속속 복귀해 주목받았지만, 그 화제성에 비해 크게 성공한 이가 없는 게 사실이며, 이효리 역시 38살이 된 중견가수로서 기껏해야 20대 초반에 불과한 어린 아이돌 스타와 경쟁해야 하니 그저 복귀한다고 해서 정상을 차지할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앨범 발표 후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아쉽다'는 기사와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올 확률도 높다. 그 때문에 또다시 이효리의 휴식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

자칫 기대에 못 미치는 활동을 하게 되면 과거 '흑역사'가 오버랩되면서 '한계'에 대한 이야기가 또 한 번 나올 가능성도 크다. 가장 대표적인 이효리의 '흑역사'는 표절 시비 건이다. 앞서 2집 앨범 'Dark Angel'이 발매 당일 소진돼 추가 제작 주문에 들어가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다가 타이틀곡 'Get Ya'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활동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일이 있었다. 네 번째 솔로 앨범 'H-Logic'도 이효리를 또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였다. 이효리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타이틀곡 '치티치티 뱅뱅'이 각종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휩쓸었는데, 뜬금없이 앨범 수록곡 중 작곡가 바누스바큠으로부터 받은 모든 곡이 표절 시비에 걸리면서 이효리는 표절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후 5집 'MONOCHROME' 발표 전 선공개곡 '미스코리아'를 내놓고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사실 이 곡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 부응했던 수준은 아니었다.

이처럼 두 차례의 표절 시비와 전성기 시절에 못 미치는 아쉬운 활동은 이효리에게 상당한 타격을 줬다. 하지만, 웬만한 방송인들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센스로 예능 프로그램을 휘어잡으며 활동 폭을 넓혀놓은 데다 이로 쌓은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이효리 자신이 크게 비난받거나 '약발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위험 요소가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효리가 복귀를 결심한 건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아이콘으로 불리던 톱스타의 오랜 휴식 끝 복귀. 다시 전성기의 인기를 되찾지 못한다고 해도 '이효리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이번 행보는 나름 가치가 있다.

'무한도전'에서 이효리는 "천천히 내려가는 걸 받아들이면서 아름답게 내려오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렇다면, 이번 행보는 만에 하나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시도만으로 목적 달성은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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