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했던 18세기 불화 '송광사 오불도'를 우리나라로 돌려보낸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92) 씨는"송광사 오불도가 원래 집으로 돌아오게 돼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티엘리 씨는 "한국에서 아내를 만나 서울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들까지 다 키워냈다"며 "한국은 두 번째 고향"이라고 말했다.
1958년 7월, 서른 세살 청년이었던 마티엘리 씨는 서울 땅을 처음 밟았다. 1988년 한국을 떠날 때까지 서울 용산구 주한 미8군에서 일하며 미술품을 관리했다. 인사동을 거닐며 한국적 공예품을 찾는 게 취미였고, 오불도 역시 인사동 골동품점에서 우연히 구입했다. 당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졌던 오불도를 사들여 표구까지 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마티엘리 씨는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 그림을 기탁했고,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설득 작업 끝에 환수에 성공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20년간 오불도를 집에다 걸어놓고 봤다. 퇴직하고 집 규모를 줄이자 그림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 포틀랜드박물관에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이 그림이 도난 그림이라는 게 밝혀져 이렇게 원래대로 돌아오니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송광사 오불도는 조선시대 후기 화승인 의겸이 1725년 제작한 '오십삼불도' 중 하나다. 오십삼불도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사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7폭으로 구성된다. 오불도 2폭은 1969∼1970년 진행된 불조전 보수공사 과정에서 다른 전각으로 옮겨졌다가 1970년대 초반에 사라졌다. 이 가운데 1폭이 마티엘리 씨가 보관하던 그림이다.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24일 개막하는 특별전에서 송광사 오불도를 불조전에 봉안돼 있는 다른 불화들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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