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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앞두고…칠성시장 가금류 골목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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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소식에 심장마비 오는 줄, 생계 위한 어떤 보상도 없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로 5개월 장사를 쉬다 다시 문을 연 지 두 달도 안 돼 일이 터졌습니다. 심장이 떨려 잠이 안 오고 밥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토종닭 등 가금류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고병원성 AI 탓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던 가금류 이동 제한 조치가 올해 4월 중순 해제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AI가 발생해서다.

23일 오전 찾은 북구 칠성시장 가금류 판매 골목 가금류 계류장은 텅 빈 채 방치돼 있었고, 한쪽 구석은 토끼나 죽은 꿩이 채우고 있었다. 골목 한쪽에는 '전통시장 내 가금판매소, 살아있는 가금 판매금지'라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했다는 상인은 "봄부터 다시 장사를 시작하며 기대감이 컸는데 6월 초 제주에서 AI가 터졌고, 더 퍼지지 않기만 바랐다"면서 "25일로 예정된 이동 제한 조치 해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대구에서도 AI가 발생했다. 그 소식을 듣고는 심장마비가 오는 줄 알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칠성시장의 가금류 판매업소 4곳은 지난 3일 제주 AI 발병 이후 보관 중이던 300여 수를 스스로 처분했다. 이들 업소는 월평균 800여 수를 거래했지만 지금은 살아있는 가금류가 한 마리도 없다. 상인들은 "복날 대목을 앞두고 장사를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를 향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토종닭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정부의 이동 제한 조치 때문에 지난 1년 중 절반은 장사를 못 한 셈인데 이게 죽으라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냐. 정부가 시키는 대로 소독하는 등 다 따랐는데 생계를 위한 어떤 보상도 없다"면서 "발생지 근처도 아닌 곳까지 모두 이동을 제한하는 건 너무 과도하다"고 말했다.

토종닭 업계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한국토종닭협회 한 상인은 "몇 차례 AI 때문에 곤욕을 치른 후 대부분 상인은 협회에 가입해 자발적으로 방역하는 등 정부의 AI 예방 조치에 모두 협조하고 있다"면서 "동구의 문제 상인처럼 협회 밖에 있는 경우 자체 관리가 안 돼 정부가 나서야 하지만 사각지대로 남았다. 이 때문에 수많은 상인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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