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부금 234억, 쓴 돈 144억…무료 급식 예산 적게 써 논란

'ㅊ급식소' 60%대 머물러

사단법인 전국자원봉사연맹 산하 'ㅊ무료급식소'의 기부금 집행률이 60%대에 머물러 논란이 일고 있다. 홀몸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사업 등을 펼치는 이 단체는 2004년 대구 서구 비산동에서 '달구벌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뒤 전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18일 대구시와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ㅊ무료급식소는 지난 2년 동안 234억원에 이르는 회원 회비(기부금)를 받았다. 2013년 전국으로 무료급식사업을 확대하면서 들어오는 돈이 크게 늘었다. 이 단체는 현재 전국적으로 26곳의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집행한 기부금은 2년간 총 144억원(전체 모금액의 6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 집행'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기부금이 가장 많은 사단법인 3곳의 경우 집행률이 90%에 이르고, 급여'기타 관리비 등을 제외한 순수 목적사업비 지출도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ㅊ무료급식소는 각각 60%, 30% 수준에 머문다.

전문가들은 기부금 집행률이 떨어질수록 사업 질도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2015년에는 목적사업비(21억원)보다 급여(25억원) 지출이 더 많기도 했다. 공익법인 평가업체인 '한국가이드스타' 한 관계자는 "비영리법인이 기부금을 받아서 목적사업에 쓰지 않았다는 점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국세청이 지출 내용 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 ㅊ무료급식소는 자신들의 총자산가액을 112억원으로 신고했다. 2015년 6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에 대해 ㅊ무료급식소는 현물 후원과 재능기부가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후원받은 쌀, 고기, 부식류 등으로 급식소를 운영하다 보니 현금 지출이 그만큼 적어졌다는 설명이다. 대구 서구 비산동 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관계자는 "효도콘서트사업의 경우 가수들이 재능기부를 해줘 수혜 인원은 많으나 사업비는 크게 들지 않는다"며 "홈페이지에 현물 후원 내역을 전부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자금 흐름을 숨기거나 빼돌린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사업비를 필요 이상으로 남용할 필요도 없다. 사업 목적에 따라 알맞게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노인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높은 곳에 직영 급식소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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