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경지구 터널화 주장, 주민 대표 숨진 채 발견

대구시·LH에 수차례 설치 요구…불가능 답변에 극단적 선택한 듯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연경지구 진입도로의 터널화를 주장하며 LH와 갈등을 빚던(본지 9월 11일 자 6면 보도) 위남마을 환경추진위원장 이모(61) 씨가 6일 오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올 5월부터 위원장을 맡은 이 씨는 '위원장으로 책임을 지고 먼저 간다', '주민 여러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 씨 사망을 두고 위남마을 환경추진위 측과 경찰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추진위 측은 이 씨가 도로 터널화, 방음벽 설치 등의 요구사항을 대구시와 LH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관철하지 못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진위가 터널화를 주장하는 구간은 봉무IC 북쪽과 북구 연경지구 사이 화담산을 관통하는 왕복 6차로 도로로 최근 공사가 시작돼 2019년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소음'분진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은 대구시와 LH가 애초 터널화를 약속했다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면서 지난달 14일 대구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씨의 사망 원인을 개인적 문제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인 진술을 종합하면 유서 내용과는 달리 채무 문제로 힘들었던 탓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현재 금전 문제도 없고 가정 불화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와 LH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두 차례 주민설명회에서 터널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을 설명했다. 방음벽 높이도 애초 2m에서 6m까지 높이기로 사실상 합의가 됐다"며 "고인도 최근 전화나 찾아와서 항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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