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만명의 심장, 찬란한 소백산의 봄을 달린다 '영주 소백산 마라톤'

내달 1일 개최, 12회부터 1만명 이상 참여 '전국 10대 메이저급 대회'

지난해 15회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출발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해 15회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출발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매일신문DB
영주소백산마라톤 코스 구간별 정리
영주소백산마라톤 코스 구간별 정리

저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는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는 짧은 역사지만 전국 10대 메이저대회에 이름을 올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마라톤대회이다.

이 대회의 성공 신화 뒤에는 숨은 자원봉사자들과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 휴일을 반납하고 봉사자로 나선 공무원들의 희생정신이 있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는 2003년 첫 시작은 미약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이 늘면서 전국 유명대회와 견줄 만큼, 알차고 실속있는 대회로 급성장했다. 지역 마라톤동우회 회원과 영주시체육회, 육상경기연맹, 담당 공무원, 자원봉사자가 어우러져 성공대회를 이끌고 있는 소백산마라톤대회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소백산마라톤대회

2003년 권영창 영주시장과 박용학 영주시체육회 사무국장이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의 창시자이다. 이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제대로 된 스포츠를 하나 만들겠다는 의지로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를 신설했다. 1'2회 대회는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3'4회 대회는 영주소백산국제마라톤대회였다. 국제대회로 변신을 시도한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는 중국 자매 도시인 상하이 체육인들이 참가해 대회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마라톤대회의 한계에 부딪혔고 대회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영주시와 영주시체육회의 결단으로 2007년 12월 27일 매일신문과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를 공동발전시키기로 하고 MOU를 체결했다. 6회 대회 때부터 매일신문과 영주시가 주최와 주관을 맡았다. 이재석 영주시 체육진흥과 마라톤담당은 "6회 대회를 마치고 제대로 된 마라톤대회를 만들어 보자고 시와 매일신문이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것이 풀코스 신설이었다. 7회 대회 때부터 본격적으로 풀코스를 신설하고 대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참가자 1천500명으로 시작했던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가 6회 대회까지 풀코스 없는 하프마라톤대회였지만 6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일신문과 영주시가 손잡고 대회를 이끌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9회 대회를 기점으로 6천여 명의 마라톤 마니아들과 가족 등 1만여 명이 참여하는 전국 10대 메이저급 대회로 우뚝 섰다"고 회고했다.

이후 매년 마라톤 참가자들이 늘면서 12회 대회 때부터 1만여 명이 넘는 달리미가 찾는 봄철 대표 마라톤대회로 자리 잡았다. 대회를 업그레이드하고 홍보하는 데 일조한 동우회 회원들도 있다. 지역 마라톤 동우회 회원으로 뭉친 영주마라톤클럽 회원들이다. 이들은 성공대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 마라톤대회를 누비며 자매 클럽 방문은 물론 전국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참가를 독려했다. 또 풀코스 신설 때는 직접 동우회 회원들이 풀코스를 뛰어보는 노력도 기울였다. 이런 시민들의 노력이 모여 최고의 건각들이 참가하는 최상의 대회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백산마라톤대회는 매년 4월 첫째 주 일요일 오전 9시 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다.

◆마라톤 코스

-출발~5㎞(시민운동장~서천교)

영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제2가흥교~영주역~서천교 앞 인공폭포까지 달리는 구간으로, 평탄 주로가 펼쳐진다. 이곳에 첫 번째 급수대가 설치돼 있다. 물 마시기를 게을리하면 후반에 탈수현상이 올 수 있으므로 갈증이 오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두는 것이 좋다.

-5~10㎞(서천교~안정면'순흥면 경계)

서천교에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500m 정도 달리면 영주를 둘러싼 소백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상가나 집이 많지 않아 도로가 한적하다. 하지만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소백산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큰 지루함 없이 10㎞ 지점인 안정면 동촌리 피끝마을에 도착한다. 단종 복위운동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곳으로 순흥도호부의 상징인 순흥 땅과 닿아 있다. 아직 초반 레이스인 만큼 오버페이스는 금물. 10㎞ 급수대에서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10~15㎞(순흥면 경계~순흥면 소재지)

출발선상의 흥분과 초조함을 잊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진다. 풀코스 참가 경험과 자신의 능력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할 때다. 기록에 연연해 서둘러서는 안 된다. 순흥면 소재지로 접어드는 길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오르막이므로 페이스 조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5~20㎞(순흥면 소재지~단산면 경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순흥 땅이다. 소수서원, 선비촌, 압각수, 청다리 등 사연을 간직한 유적들이 많다.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올바른 마음가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지나면 2㎞ 정도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난다. 전 구간을 통틀어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자칫 페이스가 흐트러질 수 있는 구간이다. 보폭과 팔의 스윙을 작게 해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 한다. 오르막을 지나면 단산면 땅으로 급한 내리막이다. 리듬을 타고 가볍게 달리며 오르막길에 쌓인 피로를 회복하자.

-20~25㎞(단산면 경계~반환점~단산면 일대)

상당한 피로가 밀려올 구간이다. 다리는 무거워지고 팔 동작도 부자연스러워질 것이다. 팔과 어깨를 가볍게 풀어주며 후반 레이스에 대비해야 한다. 22.3㎞ 지점이 반환점이다. 단산면 소재지를 지난 23㎞ 지점에서 왼쪽 90도 방향으로 틀면 중앙차선이 없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영주 시내로 돌아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골인 지점까지는 평탄한 내리막길이다. 25㎞ 구간 급수대에서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완주를 생각한다면 속도를 조금 줄일 필요도 있다.

-25~30㎞(단산면 일대~순흥면 경계)

시골길의 연속이다. 몸의 피로가 극에 달하고 포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구간이다. 준비가 부족했거나 무리하게 초반 레이스를 펼쳤다면 자칫 용기를 잃고 걸을 수도 있다. 이제 진정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마라톤은 이때부터다.

-30~35㎞(순흥면 경계~영주시 장수교)

32㎞ 지점부터는 이미 달려본 구간이다. 피끝마을에서부터 2개의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오르막길이 소백산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훈련을 충분히 했다면 남은 10여㎞를 극복하겠지만 초반 오버 페이스를 했거나 훈련이 부족했다면 급격한 체력 저하로 고통받을 것이다. 페이스 조절에 성공했다면 35㎞ 지점(장수교)부터 속도를 내 기록에 욕심을 내볼 만하다. 젖먹던 힘까지 내야 한다.

-35~42.195㎞(장수교~골인 지점)

풀코스의 벽을 실감하는 구간이다. 바닥난 체력 대신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아치형 도로를 넘어서면 37㎞ 지점에서 서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고통은 극에 달하고 뼈마디가 쑤신다. 40㎞ 지점, 영주시립도서관 앞 팔각정을 지나면 이제까지의 고통은 감격과 희열로 바뀌게 된다. 마애삼존불상을 끼고 우측으로 돌면 영주시민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골인을 축하하는 뜨거운 박수에 그간의 고통은 말끔히 사라지고 가슴은 뜨거워질 것이다. 완주한 마라토너에겐 기록이란 부산물이 남아 새로운 동력을 부여하게 된다.

◆풀코스에 구애 받을 필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을 즐기고 있다. 마라톤은 전신운동이라는데 가장 큰 매력이 있다. 심폐지구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전신의 근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마라톤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서 체중조절에 큰 효과를 주는 운동이다. 운동을 시작해 30분 정도까지는 가장 사용하기 쉬운 근육 속의 글리코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30분이 지나면서 몸에 축적된 지방을 연소시켜 에너지원으로 전환한다. 결국 체지방 감소에 큰 효과가 있다. 달리는 사람의 연령과 체력에 맞추어서 적정 수준의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42.195㎞는 풀코스다.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는 아마추어를 위한 5㎞, 10㎞, 하프 마라톤도 준비하고 있다. 마라톤은 가족과 함께 즐기는 멋지고 안전한 운동이다. 장소, 시간, 비용의 제약이 없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대회의 묘미

대회의 묘미는 자원봉사자들이 펼치는 무한 봉사이다. 1천여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은 먹거리 마당과 주로, 출발점, 도로 등지에서 달리미들의 하루를 책임지는 봉사로 대회를 빛내고 있다. 이들의 봉사는 대회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가 선수는 물론 선수 가족과 시'도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몸을 아끼지 않는 봉사를 펼쳐 성공대회의 큰 디딤돌이 돼 왔다. 새마을운동 영주시지회 새마을지도자부녀회(회장 유봉남) 회원 100여 명은 매년 잔치국수 1만2천여 명분을 차린다. 영주 봉사단체 회원 10여 명은 커피와 녹차 등 2천 잔이 넘는 차를 준비해 행사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또 대한양돈협회 영주시지부는는 돼지고기 주물럭 1.5t(7천 명분)을, 영주축산업협동조합은 돼지고기 떡갈비 200㎏(1천 명분)을 현장에서 요리해 무료로 제공한다. 영주농협과 유가공연구회, 고구맘 등은 사과, 수제 치즈, 요구르트, 삶은 계란, 파이와 만쥬를 행사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며 영주의 맛을 홍보한다.

차량통제와 교통정리는 경찰과 해병대전우회 경북연합회 영주시지회 회원, (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영주지회 회원들이 맡는다. 성숙된 노련미를 발휘해 매년 안전'질서대회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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