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정치의 아이콘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6일 중형을 선고받자 이를 지켜보던 지역민들 반응도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마땅한 처벌을 내렸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전직 대통령에게 너무 심한 처사 아니냐는 동정 여론도 나왔다.
이날 오후 2시쯤 서문시장 상인들은 삼삼오오 TV 앞에 모여 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을 지켜봤다. 많은 상인들은 "지역 정치인의 몰락은 안타깝지만 죗값은 치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약재 판매상 이모(68'여) 씨는 "마음 같아서는 오늘 선고한 24년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기껏 믿고 대통령으로 뽑았는데 잘못된 정치에 실망했고 배신감도 컸다"고 했다. 선고 중계방송을 보던 사탕가게 상인 한모(74)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출석한 모습을 보고 아예 TV를 꺼버렸다. 한 씨는 "대통령까지 했다는 사람이 조사와 재판에 응하지도 않는 것을 남사스러워서 못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뉴스를 통해 선고 결과를 접한 시민 김소연(가명'28'여) 씨도 "최순실 씨 징역 20년 선고도, 박 전 대통령 24년 선고도 당연히 받아야 할 죗값이다. 더구나 재판에는 나오지도 않았으면서 항소는 한다니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4년 중형은 전직 대통령에게 너무 과한 처사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문시장 상인 유정순(80'여) 씨는 "가진 것 없는 홀몸에다 가족도 없는데 24년이나 감옥에서 사는 것은 너무하다"고 했다. 상인 박모(83'여) 씨 역시 "박 전 대통령은 죄가 없다. 모든 게 최순실 때문인데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며 태극기집회를 주도해 오던 천만인무죄석방본부와 대한애국당도 "망신주기 재판"이라며 재판부를 비판했다. 김상훈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대구본부장은 "사법부는 박 전 대통령이 원치도 않은 생방송을 허용했다.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은 무너진 법치주의에 대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무죄석방본부는 항소심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5월쯤 대구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대구 중구 삼덕동의 박 전 대통령 생가터는 찾는 이 없이 쓸쓸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 중구는 지난 2013년 박 전 대통령 취임을 기념해 가로 70㎝, 세로 240㎝ 크기로 박 전 대통령이 손을 흔드는 사진을 담고 생가터 내력을 소개하는 조형물을 세웠다. 이 조형물은 2016년 11월 탄핵 정국 당시 한 시민이 조형물을 훼손한 이후 철거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생가터 조형물을 복원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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