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태 놀이공원 변신한 울진] 짙은 비췻빛 바다 눈에 담고…천혜의 자연 속 거닐어 보자

울진은 매년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가 열릴 정도로 해양레포츠의 메카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울진군 제공
울진은 매년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가 열릴 정도로 해양레포츠의 메카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울진군 제공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커.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커.
울진해양레포츠센터에서 스쿠버 체험.
울진해양레포츠센터에서 스쿠버 체험.

다양한 놀이기구, 맛있는 먹을거리, 아니면 동물과 식물로 가득한 정원. 놀이공원을 가는 이유는 아마 평소 즐기기 어려운 경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주말마다 길게 늘어선 줄과 비싸기만 한 비용은 쉽사리 발걸음을 뗄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한다. 주말에 놀이공원을 즐기고 싶어도 이런저런 걱정거리가 많다면 자신 있게 울진 여행을 추천한다. 모노레일과 스카이워커, 요트 등 각종 해양놀이시설 등 2012년부터 울진이 거대한 놀이동산으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말에 훌쩍 떠나도 부담스럽지 않은 울진 여행을 함께 즐겨보자.

◆동해 바다의 선물

울진 하면 바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동해안 특유의 깊고 푸른 바닷물은 울진에 이르러서도 짙은 비췻빛을 감출 기색이 없다. 도무지 겸양이라고는 없는 바다이다.

아직 관광지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탓에 7번 국도를 따라오다 보면 길은 막히지 않아도 대신 기가 막힌다. 그런 울진에서 가장 크고 번화한 항구가 바로 남쪽 끝 후포항이다. 대게와 오징어 등 풍부한 해산물로 유명한 이곳에는 숨은 재미가 곳곳에 가득하다.

먼저 국내 최장 길이의 투명 유리 교각인 울진군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손꼽을 만하다. 등기산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와 갓바위공원에서부터 바다 위로 뻗은 135m의 해상 교량이다. 총연장 135m 중 목재데크 구간은 68m이며 스틸그레이팅 구간은 10m, 접합강화유리 구간은 57m이다. 56㎜ 두께의 접합강화유리를 설치해 15t/㎡의 하중을 견디도록 안전하게 설계됐다. 투명한 바닥을 통해 바다 위를 걸어볼 수 있는 국내 최장 길이의 교각이다. 해상 구역에 콘크리트 교각 2곳과 육상의 강재 교각 위에 다리를 놓아 동해로 뻗어나가는 해양도시 울진의 모습을 담았다.

또 스카이워크 전망대에는 의상대사와 선묘 낭자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선묘룡 조형물이 설치될 예정이다. 선묘룡 일화는 의상대사를 사모한 선묘 낭자가 깨달음을 위해 떠나는 의상대사를 수호하기 위해 바다에 몸을 던져 용이 됐다는 설화이다.

지난달 '울진대게 및 붉은대게 축제' 기간 동안 임시 개장했으며, 지금은 조형물 설치를 마무리 짓고 이달 말 전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울진군 후포면 요트학교에서는 고급 스포츠로 분류되던 요트와 윈드서핑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요트대회 출전용 전문선수 육성은 물론,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까닭이다. 2012년 처음 문을 연 이래 매년 3천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만원 선의 저렴한 가격에 여러 가지 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연초에 단체 신청자가 거의 마감되니 서두르는 게 좋다.

다행히 기본 요트체험과 해양레포츠체험은 현장접수도 가능하니 한 번 도전해봄 직하다.

크루저'카타마란'피코요트 등 쉽게 보기 힘든 요트를 직접 운전해보거나 윈드서핑'제트스키'바나나보트'카약 등 비교적 가벼운 레포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2011년 울진 매화면 오산항에서 문을 연 울진해양레포츠센터는 아시아 최고의 스킨스쿠버 전용 잠수풀을 보유한 해양레포츠 전용 시설이다. 숙박과 식당 등 기본시설에 풋살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로 2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국내 몇 안 되는 잠수병 치료를 위한 챔버실습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급반부터 고급과정까지 잠수풀 교육을 통한 다이버 라이선스도 발급된다.

오는 2019년 총사업비 553억원(국비 259억원'도비 64억원'군비 230억원)을 들여 완공되는 '후포 마리나항만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울진은 그야말로 해양레저스포츠의 중심도시가 될 전망이다.

마리나항만이란 요트 등 다양한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와 관련 서비스를 종합한 해양레저시설을 뜻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부산과 통영, 제주 등지에 사설 마리나항만 11곳이 있지만, 후포 마리나항만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가 공영시설이다.

레저선박 305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계류시설과 클럽하우스, 상가, 수리시설, 요트학교 등이 갖춰지며 943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연간 295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619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왕피천 길 따라 즐기고 힐링하고

후포를 지나 울진 중심지로 들어서며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울진군 매화면의 매화마을이다. 산 좋고, 물 맑은 것 외에는 별 특색이 없던 이 시골마을은 올 초부터 알록달록 만화 속 세상으로 변했다. 울진 출신인 만화가 이현세 화백을 마을 주민들이 5개월 동안 설득해 자신의 대표 캐릭터로 담장을 가득 채운 덕이다.

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친누나까지 동원된 등쌀에 이 화백은 지난해 말 문하생 20명을 고향마을에 보냈다. 40일 동안 벽화 작업을 펼친 문하생들은 지난 1월 그림을 완성해 이현세 벽화거리를 탄생시켰다.

마을 길을 따라 들어선 250m 길이의 담장은 '떠돌이 까치'나 '공포의 외인구단' 등 이 화백의 1980, 90년대 인기 주인공들이 빼곡하다. '설까치'와 '엄지' 등 만화 주인공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은 아이들에게는 마냥 귀여운 감성을,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 동심을 추억하게 한다.

매화마을을 지나 7번 국도를 계속 따라오다 보면 울진을 가로지르는 왕피천 유역을 만나게 된다. 울진군은 성류굴과 불영계곡, 망양정 해맞이공원 등 울진 대표 명소를 생태관광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60억원을 들여 생태탐방로, 보행교 등을 설치해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한편, 90억원을 추가 투입해 생태체험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압권은 엑스포공원에서 망양정으로 이어지는 0.74㎞ 길이의 케이블카(순환레일)이다. 142억원이 투입돼 2015년 착공했으며 올해 말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케이블카가 식상하다면 울진읍을 지나 죽변면 등대 일대의 바다 위를 지나는 총 2.4㎞ 스카이바이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185억원을 들여 지난 2014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해 말 완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양과 함께 걷는 금강소나무숲

울진 여행은 이외에도 기존 백암온천지구와 덕구온천 리조트, 구수곡휴양림에 더해서 염전해변 오토캠핑장, 불영계곡 캠핑장, 백암 치유의 숲 캠핑장도 내년이면 조성된다.

해수욕과 놀이기구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는 울진 금강소나무숲보다 더한 것이 없다.

특히 금강소나무 에코리움 치유센터가 총 421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 하반기부터 시험 운영에 들어간다. 금강소나무 주제 전시관을 비롯해 금강소나무 치유센터, 특산물판매장, 각종 체험시설 등을 갖춘 시설이다. 금강소나무 에코리움의 위탁운영자로 국내 휴양업계 대기업인 코오롱 LSI㈜가 최종 선정돼 빈틈없는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다.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제217호인 산양을 관리하는 구조'치료센터(가칭)도 들어설 예정이라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울진은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약 100마리나 서식하고 있는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사업비 35억원을 들여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일대에 건립되는 산양 구조'치료센터는 치료 및 연구시설과 아울러 산양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지원시설도 건립될 예정이라 새로운 가족 자연휴양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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