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순 이중희 교수(계명대학교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온 대구의 가치와 정체성을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대구학'(사단법인)의 창립식이 열렸다.
연초에 발기인 모임을 시작으로 각계의 전문가들과 교수들로 구성된 이 단체의 중요한 사명은 당연히 대구의 역사를 중심으로 대구와 대구인의 장단점을 학술적으로 연구하여 대구가 한국과 세계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실질적 역량을 현실화함으로써 글로컬(Global+Local) 시대의 대구와 대구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일 것이다. 필자도 대구학 모임에 함께하고 있다.
이중희 대구학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대구의 최대 자랑은 능금과 미인이 아니라 한국 혼의 대들보 같은 거목들의 본고장이라는 점"이라며 "근대 일제강점기에 대구미술이 한국 미술의 중심지였고, 대구문학이 곧 한국 문학이며, 대구사진이 곧 한국 사진의 중심지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구는 근현대 음악, 문학, 미술, 연극, 무용, 영화, 사진 등 거의 문화 예술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 혼의 대들보 같은 거목들의 본고장이며, 최근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과 국채보상운동의 유네스코 역사기록물 등재 등의 실질적 결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분야별 대구의 가치에 대한 연구와 종합을 통해 통섭의 차원에서 '대구학'을 학문화하고 대학의 강의로까지 발전시키고, 대구의 교육과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대구의 자부심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세계성을 갖게 함으로써 모든 분야에 중앙 집중적 현상을 탈피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국가정신의 오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분야가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지금까지 한국음악사의 내용도 서울을 중심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지역의 역사가 거의 전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구음악계뿐 아니라 한국 전체 음악계에 중요한 파장을 일으키는 지역학 연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한 가지 업적이 발표되어 대구학의 출범과 동시에 대구학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의 음악사학자 손태룡(안동대 초빙교수) 씨가 '대구의 전통음악과 근대음악'(영남대학교출판부, 2018)을 펴냈다. 이 책은 대구에 국악과 양악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가에 대한 다각적 탐구가 13편의 논문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300장이 넘는 사진자료를 통해 한국 음악학의 시각으로 대구지역에서 일어난 음악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대구음악계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재를 넘어 미래 대구 음악의 향방에 대한 제시까지 가능한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다.
'최계란(1920~2001) 명창과 대구아리랑' '영남음악가의 유성기음반' '대구지역 요정의 맥', 일제강점기 '일본의 대구노래' '음악활동과 음악회장' '백조다방과 음악가' '6'25전쟁과 대구음악계' '윤복진의 가사로 된 악곡' '작곡가 박태준' '사진으로 살펴본 서양음악의 전개과정' '대구음악사 관련 세 가지 고찰' 등등.
각 지역의 음악사는 지역사로 대변된다. 1988년부터 손태룡에 의해 진행되어 온 대구의 음악사 연구는 한국 전체의 음악사 연구의 모범이 되고 있듯이 지역중심의 음악역사 연구 작업을 통해 한국 음악사 바로 세우기도 가능해진다고 본다.
'대구학' 또한 이러한 각 분야 대구의 연구 자료들을 한곳에 모으고 연관성을 비롯한 주제별 연구를 통해 자긍심이 높고 자존심 있는 대구의 정체성을 튼튼히 하면서 대구와 세계 속의 지역 역할과 비전을 드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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