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한 스타일에 익살 더해 `키치 룩`으로 패션 피플 도전

발랄한 스타일에 익살 더해 '키치 룩'으로 패션 피플 도전

롯데백화점 대구점 5층 'SJYP'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화려하고 개성 강한 키치 패션을 구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키치 패션이란

저속한 것 뜻하는 독일어 '키치'

패션에선 '격식에 대한 거부'

화려하고 개성 강한 스타일

어떻게 연출할까

강렬한 원색'커다란 문양 옷 택해

부담스럽다면 액세서리로 포인트

다양한 캐릭터와 컬래버 화장품도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진 가방들과 보석사탕을 연상시키는 장난스러운 디자인의 반지, 그리고 화려한 원색의 티셔츠와 구멍 난 스타킹까지 일명 '촌티 패션'을 선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1990년대의 구멍 뚫린 청바지, 배꼽티, 화려한 색상의 상하의, 캐릭터 프린트 등 '키치 패션'(Kitsch fashion)이 히트 아이템으로 등극하면서 유통업계의 패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즈음 빅뱅, 2NE1, 포미닛, 이효리 등 내로라하는 패션 리더들을 통해 소개되면서 유행했던 '키치 패션'이 올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알록달록 색감에다 통통 튀는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 산뜻한 봄날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깜찍하고 귀여운 키치 패션으로 분위기까지 상큼하게 업(UP)시켜 보자.

◆고상하고 격식 있음에 반하는 가벼운 취향

'키치'란 독일어로 '저속한 것'을 뜻하는 말이다. 진지함과 거리가 있는 가볍고 저속한 취향으로, 비교적 값이 싸서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는 저급하고 값싼 예술을 총칭하는 말로 쓰였다. 이 용어가 사용된 사회적 배경은 낭만주의 예술에서 19세기 중반 부르주아 사회의 형성과 예술의 상업화 과정에서 유래한다. 귀족층만의 향유물이었던 예술품에 대한 관심이 중산층까지 확산되면서, 고미술품을 모방한 복제품이나 유사품 등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면서 '키치'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특히 1960년대 앤디 워홀 등의 팝아트 미술가들이 모더니즘의 엄격한 이분법을 전복하거나 조롱하는 키치 예술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패션에서 '키치'는 '고상하고 품위 있는 것에 대한 거부' '격식에 대한 거부' 등으로 나타난다. 기존의 패션 코드를 완전히 뒤집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강렬한 색상을 매치하거나, 지나친 문양, 과한 듯 보이는 과장된 액세서리 등을 사용한다.

가장 많은 키치 패션을 찾을 수 있는 곳은 단연 의류 매장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5층에 입점한 'SJYP'(스티브J요니P)는 화려하고 눈에 띄는 스타일의 콘셉트를 가진대표 브랜드이다. 찢어진 청바지와 풍성한 오버사이즈 청재킷, 반반 데님 팬츠, 옷 전체를 수놓은 꽃무늬 등 색다른 청청 패션 아이템을 판매한다. 이 밖에도 가죽, 빅로고 티셔츠, 복고스러운 오버롤(멜빵빠지) 등이 인기 품목이다.

발랄한 스타일로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럭키슈에트' 매장에서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올빼미 무늬가 새겨진 모자, 셔츠가 포인트 아이템으로 인기 상품이다. 또 설리가 입은 '호피 무늬 원피스'는 지난 2월 출시한 후 두 달여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어 4월에 재입고될 정도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에서는 최근 개봉한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다양한 히어로 캐릭터 '블랙 팬서' '캡틴아메리카' '아이언 맨' 등을 활용한 '마블 그래픽 티셔츠' 출시를 기념해 7일까지 마블 히어로가 그려진 사은품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키치 패션, 어떻게 연출할까?

키치 패션을 시도하고 싶다면 화려한 원색과 커다란 프린팅의 옷들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팝 아트를 연상시키는 키치 티셔츠는 굳이 다른 소품을 매치하지 않아도 입는 사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패션이 너무 유치하고 눈에 띌까 조심스럽다면 작은 소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반지, 지갑, 선글라스 등의 패션 아이템들은 키치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다소 유치하고 조잡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아이템들이지만 활용만 잘 하면 밋밋한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면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멋진 액세서리로 변신한다.

은근한 멋을 내고 싶을 땐 모노톤 의상에 볼드한 반지나 귀걸이를 착용해 보자. 언뜻 깔끔하고 평범해보이는 의상에 포인트가 된다.

패션 소품마저도 부담스럽다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화장품 등을 통해 나만의 취향을 조심스레 표현해보자.

최근 화장품 브랜드와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화장은 편하고 재미있는 것'이란 콘셉트를 내세운 브랜드 베네피트에서 최근 출시한 '더 포어페셔널 펄 프라이머'는 핑크 펄 입자를 함유해 톤업 효과와 피부에 생기를 준다. 유머러스한 제품명과 원더우먼, 핀업걸 등을 일러스트레이션(그림)으로 재현해 개성을 담은 제품을 판매한다.

더페이스샵에서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인기만화 캐릭터 '심슨패밀리'를 제품에 새긴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코믹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디자인을 개발해 선케어, 수딩젤, 태닝오일 등에 적용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화려하고 개성 있는 등의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키치 패션은 한 가지 단어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매력적인 패션이다"며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색다르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 세대를 아우르는 신선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