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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넥타이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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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남성 정장 차림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넥타이다.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댄디였던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잘 맨 넥타이는 삶에서 성실함의 첫걸음"이라고까지 했다. '노 타이' 문화가 확산되면서 정장의 필수 아이템으로서의 위치가 많이 '격하'됐지만, 그래도 넥타이가 빠진 정장은 '앙꼬없는 찐빵'으로 여기는 '신사'는 여전히 많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때 '노 타이는 꼴불견'이라며 각료 가운데 유일하게 넥타이를 매고 더위를 참아냈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이 그런 사람이다. 물론 총리가 된 뒤에는 넥타이를 풀었지만.

넥타이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자신의 이념이나 철학을 현시(顯示)하는 도구로도 활용된다. 레이건 대통령 당선 축하 파티에 모인 공화당원들은 모두 애덤 스미스의 옆얼굴을 새긴 넥타이를 맸다고 한다. 애덤 스미스가 강조한 자유 시장경제를 레이건 행정부가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도 넥타이로 자신이 동물학자임을 알린다. "요즘 나는 다재다능한 아내 랄라가 직접 도안한 동물무늬로 손수 그림을 그린 넥타이만 맨다. 소재는 다양하다. 펭귄, 얼룩말, 임팔라, 카멜레온, 주홍 따오기, 아르마딜로, 잎벌레, 대만구름표범 그리고…혹멧돼지."('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실제로 지난해 방한 기간 내내 그는 사슴이나 새가 그려진 넥타이를 번갈아 매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이렇게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단점도 있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 연구진들이 측정한 결과 넥타이를 꽉 졸라매면 뇌로 가는 혈액이 7.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고혈압 환자나 노인, 흡연자는 조심해야 할 수준이라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녹내장의 위험도 있다. 꽉 조여 맨 넥타이가 안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병원 내 감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2006년 영국 의학협회 조사에서 의사들의 넥타이와 가운이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 슈퍼박테리아의 온상으로 확인됐다. 맬 거냐 말 거냐? 넥타이가 던지는 작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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