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른 아침에] 올해 내 종전선언, 국민의사 안 묻는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여론조사 지지율 추락 문재인 정권
비밀 군사작전처럼 종전선언 추진
이제 국민도 알 것은 알아야 할 때
비공개 사항 공개하고 동의 구해야

3차 남북 정상회담과 교착에 빠진 북미 대화를 협상하러 간 방북 특사단이 귀국했다. 비핵화에 대해선 김정은이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 의사가 있고 미국 측이 동시적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늘 하던 류의 모호한 수사적 표현 외에 종전선언을 촉구하며 미군 철수와 연계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있었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18~20일 평양에서 개최되고 그 전에 개성공단 남북 연락사무소를 개통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공개된 발표 내용 외에 종전선언 도출용 비장의 카드(?)로 살라미식 단계적 비핵화 리스트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계획이 미국 측에 비공식적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선 4·27 판문점 합의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남북 기본 협정'을 합의해 이 속에 향후 남북 간의 평화 드라이브 로드맵을 담고 이를 국제조약처럼 대한민국 국회 비준을 시켜 돌이킬 수 없는 대못을 박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 북에 대한 '한반도 신경제 지도'라는 명분의 향후 철도, 도로, 가스관 연결, 개성공단 같은 다수의 경제특구 신설, 관광 재개 같은 대북 경제협력 구상을 합의 발표한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은 몇몇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50%대 초반과 40%대 후반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추석 민심 여론조사가 나오기 직전 18~20일 사이의 평양 정상회담을 절호의 여론 호전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역시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안팎에서 악재가 터지고 있는 마당에 북한 김정은의 동향이 여간 성가신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 관련 정치적 득점 포인트는 6·12 미북 싱가포르회담에서 이미 다 땄고 중간선거까지 남은 기간에 위협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역대 대통령과는 달리 정치적 이단아라 당 안팎 입지가 취약한 트럼프는 중간선거에서 실패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미래가 암울해질 수밖에 없고 그때까지는 북한이라는 변수를 적절히 관리해 나갈 수밖에 없다.

그로서는 정치적으로 가장 취약할 수 있는 9, 10월에 북한이라는 리스크가 최대 위험 요인이다. 김정은은 한국의 문 정권 지지율 하락과 추석 민심, 트럼프의 중간선거 등을 노리고 11월 6일 전에 종전선언을 가장 싼 가격(?)으로 취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취약점은 핵 리스트를 결코 정직하게 신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가짜 리스트를 내면 금방 미 군부와 정보기관이 지적해 낼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핵 리스트를 여러 차례 나누어 단계적으로 제출하겠다며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1차 핵 리스트를 낸다면 누구도 문제를 지적할 수 없는 매우 '안전한 장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남북미 간 합의가 도출되어 종전선언이 체결된다면 이는 서로가 적당히 알고도 속아주는 대사기극이 통한 셈이 된다.

이제 국민들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 만약 대통령선거 전 비핵화 이전에 종전선언과 대전차 방호벽, 해안 철책선, DMZ 내의 군부대와 GP 철수 등 안보 해체가 군축이라는 명분하에 이루어진다면 국민들이 동의할지 의문이다.

'종전선언'과 관련된 비공개 사항을 공개하고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 종전선언 시한을 못 박은 채 군사작전처럼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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