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사람들의 나눔터'(이하 아사나)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대구 달성공원에서 마사지와 네일아트, 급식봉사를 한다. 그 가운데 손톱을 다듬고 정리해 형형색색의 매니큐어를 칠해주는 네일아트가 인기다. 할머니는 물론 할아버지도 네일아트를 받기 위해 손을 내민다. "어떤 색깔로 해드릴까요?" "그냥 아무 색깔이나 해줘"하면서도 너무 튀지 않게 투명한 색깔로 하려고 하자 할아버지는 "그래도 색깔 있는 것이 낫다"며 고운 색으로 해달란다. 네일아트를 마친 할아버지의 쑥스러운 미소가 얼굴에 환하게 퍼진다. 할머니는 비록 나이가 들고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늙은 것은 아니라면서 밝은 색상의 매니큐어를 발라달라고 한다. 손톱을 예쁘게 단장한 어르신은 "못생긴 손톱이 매니큐어를 칠해서 정리가 됐다"며 봉사자의 손을 잡고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한다. 네일아트를 하는 동안 어르신과 봉사자의 대화는 길어진다. 김순화 단장은 "평생 자식과 남편을 위해 희생한 굵은 손마디와 주름이 깊이 팬 어르신 손을 마사지하면서 사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등 말동무가 돼 준다"며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손톱에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매니큐어를 보고 좋아하시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니 부모님 생각이 나 눈물이 핑 돌면서 짠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어르신들이 원하는 것은 대화"라면서 "마사지나 네일아트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것이다. 굴곡진 사연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점례 회원은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일찍 떠나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해 봤다. 효도라기 보다 그냥 엄마 아빠 생각이 나 한다"면서 "봉사를 시작한 후 주위에서 제 얼굴이 더 밝아졌다고 한다. 봉사하는 날이 기다려지는 것을 보니 중독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7년 전 우연히 아사나를 알게 됐다는 장병순 회원은 "어르신들은 밥보다 말상대가 돼 주는 것을 좋아한다. 말동무가 돼 주는 것이 제일 좋은 봉사"라면서 "남자라 마사지와 짐 나르는 일을 주로 한다"고 했다.
총무 이태노 씨는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소극적인 성격이었으나 하다보니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과 함께 말솜씨도 늘어 주위에서 사교성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얻는 게 더 많다고 했다. "처음 어두운 모습을 뵈었다가 마사지, 네일아트를 받고 환해진 모습을 보면 내 기분이 업 된다. 결국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 같다"고 했다.
아사나는 2004년 온라인에서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김 단장은 "나 혼자보다 함께하면 힘이 될 것이란 생각에 뜻이 있고 봉사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웃 홀몸어르신께 반찬을 해나르면서 시작해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으로 넓혀나갔다. 이제는 회원35명이 정기적으로 달성공원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 봉사하기 위해 직업상담사, 재활사, 사회복지사, 가정사, 평생교육사 등 자격증을 따기 위해 대학에 입학한 회원도 있다.
김 단장은 "아사나가 지금까지 유지돼 온 것은 회원들의 변함없는 열정과 봉사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 어르신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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