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문열 "맡기 싫어"…한국당 조강특위 구성 난항

외부 인사 영입난에 조강특위 내 주도권 두고도 이견

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을 주도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외부인사 인선 지연에 주도권을 둘러싼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연말까지 당원협의회(당협) 정비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국당은 시한에 연연하지 않고 최상의 결론을 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조강특위 외부인사 영입 난항

3일 현재 조강특위(위원 7명)에는 당연직 당내인사 3명(김용태 사무총장,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김성원 조직부총장)과 전원책 변호사 등 4명의 참여만 확정됐다. 전 변호사가 인선 권한을 달라고 요구했던 나머지 외부인사 3명은 영입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실 때와 마찬가지로 명망가들의 고사가 이어지고 있어 인선에 애를 먹는 중"이라며 "조강특위 참여를 거듭 설득하면서 인선 완료 후 진행될 실무 준비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소설가 이문열 작가, 이진곤 전 당 윤리위원장, 이영애 전 판사 등을 영입대상으로 거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사양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제가 자신 있는 일도 아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 완곡하게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고 생각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곤 전 당 윤리위원장과 이영애 전 판사는 가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위원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12월 말 당협 정비 완료' 목표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초 4일로 예정됐던 조강특위 첫 회의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실태 조사 등을 통해 전임 당협위원장을 재선임하거나 교체할 당협을 구분하고 교체 당협의 경우 공모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주도권 두고 외부 인사와 당내 인사 간 신경전도

조강특위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를 두고도 이견이 여전하다.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 참여 전제조건으로 당 소속 위원들의 표결 참여 배제 등을 요구했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상당 부분 수용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작지 않다. 외부에서 영입한 비대위원장이 조강특위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당에 메스를 댈 경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당의 간판을 내걸고 선거에서 승리한 선출직 공직자와 당비를 내는 당원들의 의사가 배제된 쇄신은 곤란하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당내 의견이 반영될 장치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강특위에 참여하는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경북 경주)은 "외부 인사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고 존중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내 의견을 하나도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요구"라며 "조강특위의 외부인사들도 당내 사정을 잘 아는 당내 인사와 함께 일해야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