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한 평생을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삶이 100만 번이나 주어진다면. 글쎄다. 사노 요코가 지은 '100만 번 산 고양이'는 그림책이다. 작은 그림책 하나가 삶의 기쁨이며 삶의 의미이여 삶의 가치를 알게 해준다. 사노 요코는 베이징에서 태어난 일본 작가이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그림책으로 '아저씨 우산', '하지만하지만할머니', '아빠가 좋아' 등이 있다. 그녀의 작품은 독특하면서도 그 안에 삶의 의미와 깊이 사람의 심리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하나 읽으면 또 하나 읽고 싶고, 또 읽고 싶어지는 아주 매력적인 작가다.
그녀는 지금 세상에 없지만 100만 번 산 고양이만큼 다양하고, 매력적인 삶의 방식을 작품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100만 번 산 고양이' 속 고양이는 생각이 깊은 고양이다. 100만 번 죽고 100만 번 살았지만 그는 늘 자신의 삶을 가꾼다. 그림책 표지의 줄무늬 고양이는 100만 번 살아온 만큼 깊은 생각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마주보고 있다. 그 고양이의 눈을 쳐다 보다 보면 그가 살아온 백만 년의 삶의 깊이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는 그 많은 죽음과 삶속에서 그의 진실한 사랑을 찾아내고 삶의 소중함과 죽음의 가치를 깨닫는다.
그 고양이는 언제나 누군가의 고양이였다. 백 만년 동안 왕의 고양이기도 하고, 뱃사공의 고양이기도 하고, 마술사의 고양이기도 하고, 도둑의 고양이기도 하고, 홀로 사는 할머니의 고양이기도 하고, 소녀의 고양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군가의 고양이였을 때 고양이는 아무 것도 아닌 그냥 고양이였다. 고양이의 주인은 그 고양이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꼈지만 정작 고양이 자신은 주인을 사랑하지도 않았다. 그가 그들의 고양이로 사는 동안의 삶은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는 그냥 그들의 고양이 일 뿐이었다.
그러다 그는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그냥 도둑고양이가 되었다. 그는 100만 년 동안 처음으로 자기만의 고양이가 되었다. 누군가의 나가 아닌 온전히 나만의 나. 얼마나 소중한 삶인가? 100만 번 산 고양이는 100만 번을 살고 나서 진정한 자신만의 삶을 찾았다. 자신만을 위한 자신의 삶을 살면서 고양이는 늘 행복했고, 자신만만했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그가 진정으로 사랑한 새하얗고 예쁜 고양이. 그가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고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유일한 사랑. 그 사랑을 알고 나서 100만 번 산 고양이는 다시 태어나지 않았다.
그의 삶은 100만 번째로 끝이 났다. 누군가의 고양이였을 때 한 번도 울지 않았던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가 죽고 나서 100만 번이나 울었다. 그리고 하얀 고양이 곁에서 조용히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의 마지막 문구가 먹먹하게 가슴에 남았다. 자신만의 삶을 꿈꿔왔던 그는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내게 의미 있는 나만의 삶을 살며 꿈꾸며 생각해본다. 지금 나는 나만의 삶을 살며 누군가에게 의미 있을까? '100만 번 산 고양이'의 깊은 눈동자가 우리에게 온전한 나만의 삶을 꿈꾸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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