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 '팀킴'이 마침내 마이크 앞에 섰다. 지난주 컬링 지도부의 부당한 대우를 최초로 밝혔던 이들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지도부 가족의 전횡을 추가 폭로하고 감독단 교체를 거듭 호소했다. 컬링팀에 대한 합동 감사가 오는 19일 시작되는 가운데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팬 선물 감독이 먼저 뜯고 인터뷰 내용 통제"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팀킴 선수들은 이날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문을 낭독한 김선영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부가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온 편지와 선물을 모두 포장 뜯긴 채로 받았다는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김선영은 "감독이 먼저 편지와 내용물을 보고 저희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은정은 "감독단은 저희가 외부와 연결돼 있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우리를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기간에 김민정 감독이 선수 인터뷰를 통제한 이유도 조직보다 선수가 더 두드러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선영은 "김 감독은 올림픽 초반부터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에 '김경두 교수님과 자신만 언급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팀킴은 자신들에게 온 기금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김선영은 "올림픽 이후 의성군에서 환영행사가 있었다. 이때 들어온 기금이 있었는데 행방을 알 수 없다. (금액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패널을 들고 사진만 찍었을 뿐"이라고 했다.
◆ "상금 통장 개설에 선수 동의 구한 적 없다"
선수들은 지난주 호소문에서 상금을 정산받지 못했다며 김 전 부회장 이름으로 된 계좌를 문제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에 장반석 감독은 '사실확인서'를 통해 "선수들 동의 아래 통장을 개설했고 이를 투명하게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장 감독은 그 근거로 내역서 일부도 공개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장 감독의 반박이 사실이 아니며 그가 공개한 내역서도 전체 상금 내역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선영은 "2015년 상금 통장으로 사용할 통장을 개설한다고 선수에게 통보만 했다. 김 전 부회장 명의로 진행할 것이라는 것은 언급해 준 것이 없었고 동의를 구한 적도 없었다"고 재반박했다.
이어 "2015년부터 올해 올림픽 종료까지 상금 입출금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며 "장 감독이 제시한 내역서는 전체 상금의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구입 내역과 교통비 등"이라고 지적했다. 또 "격려금과 포상금과 관련해 통장 사본, 영수증, 잔액 현황과 세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화 시도했으나 '왜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느냐'고 몰아"
선수들은 지도부와 대화로 풀어보려 했다고도 털어놓았다. 김은정은 "올림픽 이전부터 대화하려고 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너희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지 아느냐'는 말뿐이었다. 무언가 얘기를 하려는 선수를 배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제 제기에 앞장선 주장 김은정의 입지를 줄이려는 지도부의 시도가 계속됐다는 게 선수들의 증언이다. 김선영은 "김 감독이 올림픽 직후 결혼한 김은정의 입지를 줄이려고 했다"며 "선수가 결혼했다고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선영은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는 더 이상 운동을 함께할 수 없다. 감사에서 더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컬링 선수로서 운동을 계속하고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갤런트 코치도 입장문 통해 팀킴 100% 지지 밝혀
경북체육회 컬링팀 소속으로 팀킴을 지도했던 피터 갤런트 코치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팀킴을 지도하는 동안 컬링 지도부에게서 여러 문제를 느꼈다. 팀킴을 100% 지지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2016년 1월 팀킴에 합류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 획득 이후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갤런트 코치는 김 감독이 팀킴 인터뷰를 강하게 통제한 것처럼 자신이 미디어 인터뷰에 응할 때마다 "김 전 부회장과 그의 컬링 프로그램에 대해 말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헤드코치로 대우받기 원했지만 전문성은 선수들보다 훨씬 부족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김 전 부회장 등 컬링 지도부는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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