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FC, 우승 후유증 걱정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 현대를 3대0으로 꺾고 창단 1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 한 대구FC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 현대를 3대0으로 꺾고 창단 1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 한 대구FC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아이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좋기도 하지만 신경 쓸 일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10일 대구FC 관계자들의 표정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K리그1 구단 역대 최고 순위(7위), FA컵 정상 등극이라는 환상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우승 후유증'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 입장에서 보면 '즐거운 비명'이겠지만 재정 여건이 열악한 시민구단으로선 기쁨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대구는 당장 선수 보강이 절실하다. FA컵 우승 덕분에 내년에는 치러야 할 경기가 훨씬 늘어난다. 44명에 불과한 현재 스쿼드로는 국내 정규리그, FA컵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소화해내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구단 관계자는 "최소 5명 이상을 영입해야 할 것 같다"며 "자칫 부족한 선수단으로 나섰다가는 새 홈구장에서 치를 내년 농사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영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수 지키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선수들의 높아진 눈높이가 부담스럽다. 본격적인 연봉 협상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프로축구연맹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해 선수단 연봉으로 약 39억원(각종 수당 제외)을 써 최하위권이었다.

특히 브라질 용병 듀오인 세징야, 에드가와의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세징야는 K리그1 도움 1위, FA컵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해 기업구단들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시즌 중반 합류한 에드가 역시 K리그1 득점 11위에 오르며 팀의 극적인 반등에 기여했다. 두 선수 모두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주니오(울산 현대), 에반드로(FC서울)처럼 대구를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다 내년 3월부터 치를 ACL 원정비용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일부 지원을 받지만 전체 구단 살림살이는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 예산보다 20억원 증가한 150억원을 대구시에 요청할 계획이지만 ACL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이마저도 부족할 전망"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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