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서울 동작을)이 3수 끝에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친박(친박근혜)계를 등에 업은 나 의원이 68표를 얻으면서 비박(비박근혜)계의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에게 33표 차로 압승해 정치권에서는 "친박계 부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 나 의원의 러닝메이트가 나오지 못하는 등 TK 정치권이 한국당 신임 원내지도부에서 지분을 갖지 못할 것으로 보여 '한국당 최대주주'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나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정용기(재선·대전 대덕구) 의원이 선출됐다. 러닝메이트제로 실시한 이번 경선에서 '나경원·정용기 조'는 '김학용·김종석 조'의 득표수(35표)를 두배 앞질렀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2월 있을 전당대회의 전초전으로 평가된 이번 경선에서 비박계 김학용 의원은 복당파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도 패배해 복당파가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애초 정가에서도 신임 원내대표가 2020년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전당대회 전초전 격인 원내대표 경선부터 친박, 비박 양 진영이 진검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경선 결과를 보면서 한국당 내에 김무성·김성태에 대한 반감이 생각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10여 명 안팎 현역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후년 총선에서 공천 배제를 염려한 친박계가 '존재감 과시'와 '경고하기'에 나선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친박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나 의원이 당선되면서 앞으로 당내에서 친박의 발언권이 세질 전망이다. 반면에 비박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의 발언권은 약화돼 내년 2월 차기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에서 비박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도 안갯속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당 한 의원도 "당내에 심재철, 정우택 의원 등 나 의원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합의가 이뤄져야 나 의원이 움직인다"고 말해,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나 의원이 대전 기초단체장 출신 정용기 의원과 합을 이룬 탓에 TK 정치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배출하지 못하면 원내지도부에 한 명도 입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올해 김성태 원내대표 체제 아래에서 윤재옥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로 있은 덕분에 물산업진흥법이 3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는 성과가 있었고 곽상도 의원이 예산조정소위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서 "새 원내지도부에 TK 정치권이 들어가지 못하고, 전당대회에서 TK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허울좋은 '보수의 심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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