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당협위원장 교체를 통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현역 의원 21명을 탈락시켜 물갈이 폭이 컸다는 얘기도 있지만, 외형만 그러할 뿐 내용을 들여다 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재판 중이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이 다수 포함돼 숫자만 부풀렸고, 탈락자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까지 부여했다. 이 정도 인적 쇄신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것으로 여긴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당협위원장 교체 내용을 훑어보면 한국당이 여전히 미망(迷妄)에서 헤어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탈락한 현역의원 21명 가운데 11명이 재판을 받고 있고, 5명은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실제로 물갈이된 의원은 6, 7명 안팎이라고 하니, 이걸 두고 인적 쇄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탈락자 가운데 김무성, 최경환, 김재원 등 6명은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서 제외하고, 15명은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다. 공모 대상 제외자 6명을 빼고, 나머지는 2020년 총선에서 되살아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탈락자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경우 21대 공천에선 충분히 가점을 얻을 수 있다"고 할 정도이니,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전형이다.
탈락자 가운데 대구경북 의원 5명이 포함돼 있지만, 그것만으로 너무 부족하다. 지역을 위해 몸을 던지기는커녕, 권위와 위세만 앞세우고 보신하려는 의원이 곳곳에 수두룩하다. 그런 의원들을 탈락시키지 않은 인적 쇄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시 한 번 한국당은 절박함과 위기 의식이 없음을 보여줬다. 현 정권의 실정에 기대 은근슬쩍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기회주의적 사고와 '웰빙' 의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국민은 한국당의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개혁을 원한다. 이런 '눈속임 개혁'으로 현 정권의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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