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질적 악취 시달리는 대구 서구 상리음식물처리장…타 시도에서 해답 찾는다

서구청 등 지난 11일 고양에너지시설 견학…울산, 광주 추가 견학 후 대책 건의키로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 관계자가 관리동 내부 시설을 설명하는 모습. 대구 서구의회 제공.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 관계자가 관리동 내부 시설을 설명하는 모습. 대구 서구의회 제공.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 관리동 내부 소화조의 모습. 음식물쓰레기가 흘러넘치지 않는다. 대구 서구의회 제공.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 관리동 내부 소화조의 모습. 음식물쓰레기가 흘러넘치지 않는다. 대구 서구의회 제공.

지난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이하 고양에너지시설). 대구 서구청 직원과 서구의원, 대구시 관계자, 전문가 등 10여명이 시설 안팎을 돌아보고 있었다. 이 곳 역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 에너지자원으로 활용하는 시설이지만 대구와 상황은 사뭇 달랐다.

관리동 내부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미미하게 났지만, 외부에서는 처리시설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적었다. 내부 악취를 공기와 함께 빨아들여 악취방지시설로 내보내는 음압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 덕분이다. 처리 약품들도 적절하게 배합돼 냄새를 줄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었다.

이 곳을 찾은 이주한 서구의원은 "굉장한 압력으로 공기를 빨아들여 악취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있었다"며 "서구 상리음식물처리장도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구 서구 상리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이하 상리음식물처리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자체와 기초의회, 전문가들이 함께 전국의 우수 시설 비교, 분석에 나섰다. 2013년 6월 문을 연 상리음식물처리장은 처리 용량 부족과 잦은 고장, 악취 등으로 잦은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150억원을 투입, 시설 개선 공사까지 끝냈지만 처리 용량만 늘었을 뿐 악취는 사라지지 않아 논란이 됐다.

서구청 환경청소과의 제안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첫 견학 장소로 고양에너지시설을 택했다. 2014년 5월 준공된 고양에너지시설은 하루 260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면서도 악취 등의 민원에서 한걸음 벗어나 있다.

이 곳을 수탁 운영하고 있는 고양도시관리공사 관계자는 "고양에너지시설도 처음부터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시설 배기구(굴뚝)의 고도가 20m로 상리음식물처리장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냄새를 줄이는 약품도 배합 비율에 문제가 있어 악취가 심했던 것.

다만 고양에너지시설의 대응 방식은 달랐다. 이 곳 시공사인 태영건설은 전문기관 2곳에 공정별 문제점 및 대책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고, 2년에 걸쳐 문제 해결에 나섰다. 우선 용역 결과에 따라 배기구의 고도를 20m에서 50m로 올렸다.

또 악취 저감에 쓰이는 황산과 가성소다, 치아염소산나트륨 등도 온도에 민감한 특성을 고려해 낮과 밤, 계절별로 비율을 조정했다. 악취가 퍼지기 쉬운 여름에는 약품으로 냄새를 잡는 약액세정 과정도 3단계에서 4단계로 늘렸다.

고양에너지시설 음식물자원화사업부 관계자는 "갖은 노력 끝에 악취배출허용 기준보다 2배 이상 높던 복합악취 농도를 법적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국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 기업지원부장은 "악취는 단순히 설비만 보강해서는 개선이 힘들다"며 "고양처럼 전문 기관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약액의 최적 조건을 찾는 등 효과적인 악취처리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구청은 다음달까지 울산과 광주의 관련 시설을 차례로 둘러본 뒤 내년 2월쯤 악취저감 대책 마련을 대구시에 건의할 예정이다.

대구 서구청과 서구의회, 대구시 등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을 방문했다. 대구 서구의회 제공.
대구 서구청과 서구의회, 대구시 등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고양바이오매스에너지시설을 방문했다. 대구 서구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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