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재의 대구음악유사]오페라 하우스

전 대구적십자병원장

외국의 뮤지컬이 한국에 오면 대구에서 첫 선을 보이고 서울로 간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고 통상적이다. 작년의 뮤지컬 '레미제라블'도 대구에서 먼저 막을 열었다. 올해 '아마데우스'도 서울보다 먼저 대구서 막을 올렸다. 9년 만에 한국에 온 러시아의 '키예프 국립발레단'도, '렛잇비'도 대구서 서울로 가고 있다. 부자 망해도 삼년 먹을 것은 있다고 했다. 대구가 경제적으로는 망하고 딴 도시들과 차마 등수를 헤아릴 수가 없는 존재가 되었지만 음악에서만은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임을 자랑하고 있다. 대구가 한 때 서울, 평양과 삼국을 이루고 살 때 예술을 아는 교양 있는 시민들의 전통이 아직 이어지고 있고 기반 면에서도 대규모 공연장(1,000석 이상)이 많이 있어 음악에서 타 도시의 앞을 가고 있다. 2010년에는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이(DIMF)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가 서울로 진출했고 2016년 8월에는 중국으로 수출이 되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이 대구 오페라 하우스의 대표적 국제 공연 페스티벌이 되고 있다 그런 한편 자체적인 지역 축제도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다.

대구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대구서 왔다면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삼성의 탄생지서 왔다고 하면 부러운 눈으로 다시 본다고 한다. 삼성의 고향은 대구이고 대구가 삼성을 젖 먹여 키웠다는 사실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삼성의 제일모직 공장이 1996년 6월 대구를 떠나 구미로 갈 때 삼성은 마지막 작별 선물을 남기고 간다. 2000년 11월 착공하여 2003년 11월 오페라하우스를 준공해 대구시에 기증한 것이다. 단일 공연장으로는 1천 490개의 객석을 가진 국내 최초 오페라전문극장이 탄생했다. 2003년 8월 7일 문익점 이야기인 창작 오페라 '목화'를 개관 작품으로 시작해 매년 가을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개최된다.

2017년 10월 31자로 대구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이 되었다. 유네스코는 2004년부터 문학, 음악, 금속공예, 디자인, 영화, 미디어, 음식 등 7개 분야에 뛰어난 창의성으로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세계의 도시를 선정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가입도시 간의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구는 이탈리아 볼로냐, 스페인의 세비아, 영국의 그래스고 와 리버풀 그리고 독일의 하노버와 만하임 등과 음악창의도시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대구가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된 과정에는 날뫼북춤, 판소리, 영제시조 등 무형문화재 전수자에 의해 전통음악이 전승, 발전되고 있다는 점, 대한민국 근대음악의 태동지로 제1호 클래식 감상실 '녹향'이 문을 연 곳, 한국 전쟁 중에도 바흐의 음악이 들렸던 도시로 외국에 소문이 나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 글로벌 음악 축제가 10년 이상 상시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 전통음악에서 부터 오케스트라, 재즈, 포크, 힙합, 가요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골고루 발달한 도시임이 크게 어필했다고 한다. 이 많은 음악공연이 있기 위해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콘서트 홀(시민회관), 계명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 봉산문화회관, 학생문화센터, 동구문화센터 등의 아름답고 거대한 공연장이 있어 대구의 현대 음악이 전국은 물론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것이다.

전 대구적십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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