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이 우리나라와 같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으면서 인공강우 뿌리기 등 적극적인 대책에 나서고 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 시민 건강이 우려되고 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자 태국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방콕시 당국은 15일부터 18일까지 방콕시 일대 상공에서 두 대의 항공기를 동원, 인공강우를 뿌리고 있다. 태국 공군은 산불진압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BT-67 수송기를 방콕 돈므앙 공항에 배치하고 진화용 장치를 개조해 산불 소화제 대신 정화된 물을 하늘에서 뿌린다는 계획이다.
태국 공군 대변인은 "수송기 한 대당 약 3천 리터의 물을 뿌릴 수 있다"면서 "물은 깨끗해서 시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콕시 소방당국은 앞서 지난 14일에는 시청 앞에 화재진압용으로 사용하는 초고압 물대포를 설치, 하늘을 향해 물을 분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 등으로 미세먼지 심각성이 커지면서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고 있다. 인공 강우가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다 하더라도 '경제활동 위축'을 우려한 단기적·대증적 대책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근원적인 해법 마련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방콕의 대기오염이 지속될 경우, 시민들의 건강 악화와 관광객 감소로 인해 최대 2천300억여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카시콘 리서치 센터(KRC)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초미세먼지(PM -2.5)로 인해 1천100만명의 방콕시민 중 최소한 240만 명이 알레르기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KRC는 이에 따른 병원 치료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대 31억 바트(약 1천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KRC는 또 많은 관광객이 태국으로 여행 계획을 취소함으로써 관광 산업은 최대 35억 바트(약 1천231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콕 전체 관광 수입의 4.5%에 해당하는 액수다.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상의 변화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17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최대 식당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체인 웡나이 미디어의 집계 결과 작년 말부터 방콕 여러 지역에서 시작된 미세먼지 확산으로 인해 라인맨 앱을 통한 음식 주문량이 2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이 늘어나면서 배달 주문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햄버거 업체인 버거킹의 태국 본부는 방콕 시내 한 영업점이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진 뒤 배달 주문량이 3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 뿐만 아니라 중국의 베이징과 텐진, 인도의 뉴델리, 베트남의 하노이 등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해당 국가 정부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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