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김규진(68) 씨는 요즘 마술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시간만 나면 마술 도구를 만지작 거린다. 집에서도 사무실, 차 안에서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아직은 서툴지만 재미있어요. 적성에도 맞고. 조금만 더 연습하면 남들 앞에서 마술을 펼쳐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은 든든한 '응원단'
김 씨는 TV 프로그램 '인간시대'에서 노부부가 마술로 인생을 즐겁고 보람있게 사는 것을 보고 마술을 시작하게 됐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데 마술만한 것이 없어요. 마술은 어색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띄우는데 제격이거든요. 그리고 누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고, 또 보람도 느끼고…색소폰을 배워봤는데 마술이 봉사하는데 제격인 것 같아 요즘은 마술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삽니다."
현재 김 씨가 할 수 있는 마술은 성냥갑, 끈, 링, 카드 등을 이용한 기본적인 마술 20여 가지. 그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마술은 링과 끈을 이용한 마술이다. 학원에서 배운 마술을 아내 앞에서 연습한 뒤 요양원에서 시범을 해보인다. "요양원에 어머니가 계시는데, 문안 인사도 할겸 들러 어르신을 상대로 마술을 해보이면 즐거워 합니다. "
마술을 배운 이후로 아내와 얘기하는 시간도 많아 졌고, 사위와 손주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었다고 했다. 특히 손주 녀석들이 '할아버지 최고'라는 칭찬을 들으면 자신감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처음 마술을 배운다고 했을 때 "다 늦어서 무슨 주책"이냐고 했던 친구들도 이제는 "어떻하면 배울 수 있냐"고 묻거나 가르쳐 달라는 친구도 많다고 했다.

◆ 마술엔 과학적 원리 숨어 있어
김 씨는 마술협회 대구지부에서 일주일에 3시간 정도 배우고 있다. 더 빨리 배우고 싶어 정규시간 외에 개인지도도 받고 있다. "배우는 즐거움도 있고, 한 가지 마술을 마스터 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씨의 마술 배우기 과정까지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마술은 무엇보다 순발력과 민첩함, 임기응변이 요구돼지만 부족한 게 많았다. 고령이라는 신체적 제약이 무엇보다 컸다. 악력(握力)이 떨어지다 보니 손가락 힘을 이용해야 하는 마술은 아무리 애를 써도 되지 않았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연습한다"고 했다.
'노인'이라서 좋은 점도 있다고 했다. 밤 잠이 없다는 것과 시간이 많다는 것. 매일 같이 새벽에 일어나 마술연습을 한다. 아내는 '관객'이자 혹독한 '심사위원'이었다.
김 씨는 또 마술은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마술은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어 머리를 사용해야해 치매예방에도 좋고,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눈속임도 있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마술로 봉사하고 싶어"
김 씨는 3년 뒤 일에서 손을 떼고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럴려면 뭔가 특기가 있어야 할 것 같아 마술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아내도 함께 해 더 즐겁게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마술을 연습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공연에 도움 되는 여러 가지를 익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김 씨가 바라는 것은 "더 열심히 배우고 익혀 마술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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