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려견 놀이터 전국 33곳, 대구경북에선 구미 동락공원이 유일

건강한 강아지 늘어난다면 이웃간 마찰 상당 부분 해소, 유기견 문제 줄어들 가능성

구미 동락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있는 강아지.
구미 동락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있는 강아지.

10여 년 전만 해도 강아지는 두 부류만 있었다. '현관에 묶여 집을 지키는 개' 그리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애완견'이었다. 당시에는 기르는 방법도 단순했다. 집 지키는 개는 사람이 먹고 남은 개밥을 주면 알아서 잘 컸고, 애완견은 사료만 잘 챙겨주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가끔 병원을 찾는 정도였다.

최근 들어 강아지 카테고리가 하나 늘었다. 바로 '산책하는 강아지'. 한국인은 외출할 때 유별나게 신경을 쓴다. 강아지를 동반한 산책도 마찬가지다. 강아지에게 예쁜 옷을 입히니까 애견용품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고, 관리받는 강아지가 늘면서 애견 미용실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외부에 노출되고 여러 사람과 만나면서 다양한 질병을 얻게 되어 자연스레 동물병원을 찾는 일도 잦아졌다. 농림축산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애견 관련 산업은 2조원(9천억에서 3조 원대로) 가까이 성장했다. 이처럼 반려견 산책은 산업적인 측면에도 큰 영향을 주었지만, 견주들의 의식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일은 견주의 상당한 노력과 부지런함을 요한다. 견주들은 강아지 산책의 장점 때문에 시간과 체력을 기꺼이 할애한다. 견종이 다르고 생활하는 환경이 다양할지라도 강아지가 산책을 통해 얻는 공통적인 장점이 있다.

애견인(愛犬人)이 있는 반면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 반려견 놀이터(반려견 공원)이다. 반려견 놀이터를 찾은 견주들은 직접 경험한 장점을 소개했다. 강아지가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탈모가 사라지고, 시끄럽게 짖던 강아지가 조용해졌다.

3년 전 전국에 11곳뿐이던 반려견 놀이터가 33곳으로 늘었지만 대구·경북에는 지난해 구미 동락공원에 생긴 놀이터가 유일하다. 반려견 놀이터의 장점을 듣다 보니 이 시설은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해 보인다. 건강한 강아지가 늘어나면 이웃 간의 마찰도 해소되고 여러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기견 문제도 줄어들지 않을까? 이런 기대가 무리는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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