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문을 연 현풍백년도깨비시장 청년몰에서 '미소갈비찜'을 운영하는 신상진(33) 씨는 요즘 폐점 시간이 따로 없다. 저녁 시간을 조금 넘긴 8시만 되면 재료가 다 떨어져서다. 4일 취재를 위해 가게를 찾았을 때도 신 씨는 늦은 시각 가게를 찾은 손님들을 난감한 표정으로 여러 번 돌려보내야 했다.
신 씨는 지금의 손님몰이가 소위 '오픈빨'일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가게를 찾는 손님마다 맛이 어땠는지 소감을 물었다. 맛있다고 답한 손님에게도 '맛없다고 해도 괜찮으니 솔직히 말해달라', '어떤 점이 맛있었냐'며 집요하게 되물었다.
신 씨는 "살면서 지금처럼 일을 열심히 한 적이 없다. 한 달 넘게 갈비찜만 먹으면서 연구했다"며 "지금은 입소문이 잘 나서 손님이 많지만 언제 발길이 끊길지 알 수 없다. 계속 긴장하면서 더 좋은 맛을 찾겠다"고 말했다.
신 씨가 요식업계에 발을 들인 지는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16년 대구 중구 교동 도깨비야시장에서 볶음면을 팔기 전까지 10년 동안 인터넷 쇼핑몰 사장님으로 불렸다.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한 적도 있을 정도로 성공됐던 쇼핑몰이었지만 그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식당 창업을 위해 식당 일에 뛰어들었다.
신 씨는 "옷 공장을 하는 부모님을 도우려고 쇼핑몰을 운영했지만 어릴 때부터 요리가 취미였고 대학에서도 식품공학과를 전공해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처음에 반대하던 부모님도 음식을 드시더니 지금은 열심히 응원해주신다"고 말했다.
신 씨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무작정 가게를 열기보다는 작은 규모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동 도깨비야시장,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볶음면을 팔다 지난해 대구시 청년사업인 '팝업레스토랑'에 지원해 2달 동안 가게 운영 경험을 쌓은 끝에 지난달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
신 씨는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가 워낙 많았다. 처음 30인분이 넘는 밥을 짓다보니 밥을 망친 적도 있었고 식재료를 미리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실수가 쏟아졌다"며 "실수를 가게를 차린 뒤에 하면 타격이 크다. 자영업을 하고 싶다면 작은 규모로 먼저 시작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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