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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의 시사로 읽는 한자] 生生之樂(생생지락): 세종대왕은 생업 보장이 정치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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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이춘희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백성의 삶(生生)의 즐거움(樂)이라는 뜻이다. 중국 고대의 정치 교과서인 서경(書經)의 '반경'(盤庚) 편에 있는 말이다. 반경은 상(商)나라 탕(湯) 임금의 10세손으로 수재(水災)를 피해 엄에서 은(殷)으로 도읍을 옮겨 나라의 중흥을 꾀한 임금이다. '반경' 편에는 천도(遷都)할 때 신하와 백성들을 설득하기 위한 이야기가 있다. 반경은 내가 정치를 잘못하여 너희 백성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지 못하게 되면(不生生) 탕 임금은 나에게 죄를 물을 것이요, 신하들이 천도에 마음을 모으지 않으면 탕 임금은 "어찌하여 짐의 손자와 더불어 친하지 않는가?"라며 벌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또 "오만과 향락을 일삼으며 유언비어로 민심을 혼란하게 하는 자는 코를 베고 죽여서 이들의 씨조차 새 도읍에 옮겨놓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너희 백성들은 가서 생업을 즐기며 살아라(往哉生生)"고 했다. 정치는 백성의 생업을 제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평소 반경의 '생생' 정치를 자주 입에 올렸다. 한글을 창제했을 즈음의 1444년 7월 26일 자에 내린 교지에 '생생지락'(生生之樂)이 나온다.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하고(國以民爲本)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天). 농사는 옷과 먹는 것의 근원으로 정치에서 가장 먼저 힘써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백성을 살리는 천명에 관계되는 까닭에 천하의 지극한 노고(勞苦)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위에 있는 사람이 성심으로 지도하여 거느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백성이 부지런히 힘써서 농사에 종사하여 생생지락(生生之樂)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세종이 바라는 정치는 백성이 생업에 종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

최근의 한국 국회를 '동물국회' '식물국회'라 한다. 동물과 식물이 민생을 알겠는가. '생생지락'의 민생을 돌보는 국회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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