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을 심을 때부터 널찍하게 간격을 둔 채소를 제외하고, 밭에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재배하는 거의 모든 작물은 솎아내기를 해주어야 한다.

씨앗을 뿌릴 때는 대체로 최종적으로 재배할 포기보다 더 많은 양의 씨앗을 뿌려 두세 차례 솎아내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한 포기만 재배한다. 가령 김장 무의 경우 한 구멍에 서너 개의 씨앗을 파종하고, 어느 정도 자라면 차례로 솎아내기를 해서 최종적으로 한 포기의 김장 무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씨앗을 한 개만 뿌리지 않고, 서너 개를 뿌리고 조금 기르다가 솎아내기를 하는 것은 씨앗이 발아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고, 발아하더라도 충실한 포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직 어린 싹이 해충의 공격을 받는 경우 공격을 분산하는 데도 씨앗 서너 개를 함께 뿌려 어린 싹들이 함께 자라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씨앗을 아끼려는 마음으로 한 구멍에 씨앗 한 개씩만 심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모든 작물은 동시에 파종해도 싹이 트고 자라는 데 차이가 있다. 어떤 포기는 일찍 싹이 나서 잘 자라고, 어떤 포기는 늦게 싹이 나기도 한다. 무조건 일찍 싹이 난 것을 기르는 것도, 늦게 싹이 난 것을 기르는 것도 아니다. 솎아내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상추나 근대, 쑥갓, 돌산갓, 열무 등 솎아서 반찬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물인 경우에는 대체로 먼저 싹이 나서 크게 자란 포기를 솎는다. 이렇게 하면 파종하고 2~3주쯤부터 어린 채소를 솎아서 반찬으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옆에서 다소 늦게 자라는 작은 포기들에게는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에 걸쳐 수확할 수 있다.
호박이나 김장 무, 콩, 옥수수처럼 솎아서 반찬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최종 수확물을 목표로 하는 채소의 경우 성장이 늦거나 부실한 포기를 솎아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서 튼실한 포기가 더욱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밝히는 솎아내기 규칙은 '텃밭농부'에게 해당하는 규칙이다. 전업농부들은 너무 빨리 자라거나 더디 자라는 것을 일률적으로 제거해 고르게 키워 동시에 출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텃밭농부와는 솎아내는 원칙이 다르다.
김경호 군위체험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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