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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고교 몰카 범죄…피해가족 대책위 극심한 불안감 호소

"'단순 호기심' 차원이 아니라 계획적이고·조직적인 범죄"
"설치와 수거까지 최소 5번 이상 여학생 기숙사를 침입한 것"

수성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수성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한 고교 기숙사 집단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매일신문 19일 자 6면), 피해 학생과 가족들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학생들의 부모들로 구성된 가족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가해학생들의 범죄가 '단순 호기심' 차원이 아니라 계획적·조직적인 범죄라고 강조했다.

19일 대책위와 전체 동영상을 본 피해 학생의 진술 등에 따르면 2016년 1~2월 초쯤 촬영된 이 동영상에는 겨울옷을 입은 가해 학생들이 여자 기숙사 샤워실 내 탈의실에 들어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학교의 여자 기숙사는 등교 이후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다. 가해 학생들은 등교 이후에 기숙사에 몰래 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주거침입죄도 추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위 대표 A(49) 씨는 "설치 이후 다시 들어와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는 남학생들 얼굴이 3번 등장하는데, 설치와 수거까지 최소 5번 이상 여학생 기숙사를 침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일차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는 경찰에 알려진 13명과 달리 16명에 달한다. 하지만 장시간 녹화된 영상 속에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대책위는 학교 전체로 대책위원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무엇보다 피해학생들은 동급생들이 몰래카메라 범죄를 저질렀다는 데 대한 충격과 유포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자 모두 같은 반에서 수업 듣던 친구가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변호사 선임 등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이 학교 남자 졸업생 4명 중 현역 군인 신분인 3명에 대해서는 육군, 해군, 국방부가 각각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지역 모 대학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1명은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학생은 서울 한 대학 경찰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군 수사에 대한 신뢰성도 사실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가해 학생들로부터 아직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 경찰과 군이 가해학생들을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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