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52·사법연수원 20기) 대구고검장이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고검장은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연수원 3년 선배다.
김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직 의사를 밝혔다.
김 고검장은 "검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 역경을 헤쳐온 우리 검찰의 저력을 알기에 지금의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검찰 구성원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일치단결해 나라와 조직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영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고검장은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춘천지검장과 법무부 법무실장, 광주고검장을 거쳐 지난해 대구고검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17일 윤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사의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는 봉욱(54·19기) 대검 차장검사와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에 이어 김 고검장이 세 번째다.
지금까지 검사들은 동기나 후배가 검찰총장이 되면 관례에 따라 조직을 떠났다. 그러나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다섯 기수 아래인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이런 관행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검사장급 이상 간부 40명 가운데 윤 후보자의 선배인 사법연수원 19∼22기는 21명, 동기인 23기는 9명이다. 이들이 모두 줄사퇴할 경우 검찰 조직을 이끌던 수장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면서 업무 공백과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탓이다.
윤 후보자보다 한 기수 위인 박윤해(53·22기) 대구지검장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 법조계에도 박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런 관행 변화가 감지되는 데는 박상기 법무장관의 발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출석한 박 장관은 "기수 문화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신임 총장의 선배기수가 줄사퇴하는 관행에 부정적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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