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김정은 'DMZ 깜짝 회동' 성사된 배경은

트럼프 '국내 정치적 계산', 김정은 '합의 도출에 적기' 이해관계 적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함께 걸어갔다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함께 걸어갔다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무장지대(DMZ) 회동'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 제안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든 것은 내년 대선이라는 국내 정치적 계산도 하나의 배경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 18일 플로리다에서 출정식을 갖고 재선 가도에 본격적으로 오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외교업적도 대선 국면에서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전략의 일환이라는 미 언론의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긴장이 흐르는 남북 접경지에서 아무리 짧더라도 김 위원장과 만난다면 전대미문의 장면 연출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선 캠페인에서 '외교관'이자 '피스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부각할 수 있는 대표적 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으로서도 미국 대통령과의 'DMZ 악수'가 국내적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가장 악명높은 독재자이자 인권 유린자'라는 오명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북미 정상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미국의 '정치 시간표'를 고려할 때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관점에서 볼 때 합의를 도출하기에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대"라며 "트럼프가 아닌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면 평화협정과 같이 북한이 희망하는 카드들을 협상 테이블에 쉽게 올려놓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북미 정상의 '극적 재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리스크를 안길 수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김 위원장으로선 그 뒤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해온 만큼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행동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견인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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