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온몸으로 체온보다 더 뜨겁던 널 품다가 염소뿔도 녹일 다습한 고열을 앓는다.'
어느 시인의 폭염에 관한 글을 인용해본다. 더위를 어쩔수 없이 견뎌야하는 몸뚱이로 여름을 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드디어 폭염의 계절이 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장마철이 지나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얼마 전 유럽도 최고기온이 45℃까지 치솟으며 아프리카보다 더 덥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며,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의 전쟁이다.
폭염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시켜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특별관리해야 한다는 정도의 중대한 이슈로 등장하였다.
무더위로 인한 피해는 매년 커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된 지난해 대구의 폭염 일수는 전국평균 31.5일을 훨씬 웃도는 40일에 달했다. 열대야도 무려 17.7일을 기록했다.
최악의 폭염으로 지난해 전국적으로 4천5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48명이 숨졌다. 경북이 가장 피해가 커서 10명이나 희생됐고 온열질환자는 312명에 달했다. 대구는 온열질환자 122명에 2명이 숨졌다. 2017년의 경우 사망자는 없었고 온열질환자만 28명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4배 넘게 폭증한 셈이다.
열 관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요령으로는 첫째, 충분한 양의 물과 포도당, 전해질 음료를 섭취하여 체내 수분을 유지하면서 체온을 낮춰 주어야 한다.
둘째,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착용하며 외출 시에는 양산, 모자, 선크림 등을 사용하여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셋째,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 경련 등 열사병 초기 증세가 보일 경우에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응급환자 발생 시엔 119에 신고 후 응급처치를 받도록 한다.
온열질환은 사전 예방이 우선이지만, 발생 시에는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평상시와 같은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탈수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저염분 식이요법을 하는 자의 경우 열실신, 열부종, 열발진 시에는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폭염이 지속되면 냉방병 환자 또한 급증한다. 냉방병은 코막힘이나 인후통, 오한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감기와 달리 냉방병은 과도한 실내외 온도차가 발생하는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 몸은 10도 이상의 온도 차가 발생하는 환경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5~27도, 습도를 60%로 유지하며 하루에 3번씩 실내 공기를 환기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여름철 폭염에 따른 직간접적으로 파생되는 질환에 대비하기 위해 개개인은 안전수칙과 예방수칙을 준수하여 소중한 몸을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
대구 동부소방서에서는 폭염 대비 소방활동 종합대책으로 무더위 119쉼터 운영, 온열환자 대비 출동태세 확립, 동촌유원지 내 119시민수상구조대 운영, 폭염 대비 취약지역 안전순찰을 하고 있다. 특히 온열환자 발생에 대비한 폭염구급대 운영으로 119구급차에 얼음조끼, 얼음팩, 생리식염수 등 환자의 체온을 낮출 수 있는 폭염대응 장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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