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탐바예프 前대통령 체포 시도 실패 키르기스 정국 긴장 고조

제엔베코프 대통령 "체포 저항은 법률 위반…모든 조치 취하라" 지시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에서 부패 혐의를 받는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前) 대통령을 체포하려던 보안당국의 작전이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실패로 돌아가면서 전·현직 대통령 진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 대통령은 체포 작전 시도 이튿날인 8일(현지시간) 개최한 긴급 안보회의에서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이 당국의 체포에 무력으로 저항한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에 법질서 유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전날 저녁 키르기스 보안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 산하 특수부대원들이 부패 혐의를 받는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수도 비슈케크에서 약 20km 떨어진 코이-타슈 마을에 있는 그의 저택을 급습했으나 체포에 실패했다.

아탐바예프 지지자들과 특수부대원들 간에 교전이 벌어져 부상했던 특수부대원 1명이 수술 도중 사망했다고 국가보안위원회가 밝혔다. 키르기스 보건부는 이날 오전 부상자가 52명으로 늘었으며 그 가운데 20명이 입원했다고 타스 통신에 밝혔다.

현지 검찰은 '소요'와 '살해'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당국이 아탐바예프를 강제 연행하려 한 것은 그가 지난 2013년 발생한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과 관련한 수사당국의 증인 출석 요구를 세 차례나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탐바예프는 수도 비슈케크 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 관련 부정, 불법 토지 획득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고 현지 수사당국은 밝혔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2011~2017년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제엔베코프를 대선 후보로 추천했고 그를 적극 지원해 당선시켰다. 하지만 이후 정부 구성 문제 등에서 두 지도자 간에 불화가 생겼고 제엔베코프는 2018년 4월 초부터 보안 부처와 검찰 등에서 아탐바예프의 측근들을 몰아내는 등 '홀로서기'에 나섰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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