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발생한 탐사기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현 총리의 최측근이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의 오른팔로 불리는 케이스 스켐브리 전 비서실장이 전날 경찰에 체포됐다. 무스카트 총리가 스켐브리의 비서실장직 사임을 발표한 당일이다. 2년여를 끌어온 이번 사건 수사에서 정권 고위 인사가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스켐브리의 혐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에 대한 경찰 조사가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갈리치아 기자(사망 당시 53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치권이 연루된 각종 부정부패를 폭로해오다 2017년 10월 몰타 북부의 자택 인근에서 폭사했다.
스켐브리는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지난주 체포된 유력 기업가 요르겐 페네치의 진술에 의해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몰타의 최대 거부로 꼽히는 페네치는 사업 과정에서 정계의 유력 인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인물이다.
갈리치아 기자는 죽기 8개월 전 페네치가 두바이에 설립한 '17 블랙'이라는 정체불명의 회사를 통해 정계 고위 인사들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현직 총리의 최측근이 체포되면서 현 정권의 위기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은 벌써 무스카트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의혹에 연루된 장관들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업무를 중단해 내각 공백도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스켐브리 외에 관광장관인 콘라드 미치도 전날 사퇴를 발표했고, 크리스티안 카르도나 경제부장관은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카르도나 장관은 지난 23일 경찰에 출석해 관련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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