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일단락된 영국을 상대로 원전 수출 협상을 재개했다.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담당자들을 만나 원전 수출 조건을 논의했다. 정부가 영국의 원전 부처 담당자를 만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영국 정부는 많게는 10여 곳에 이르는 원전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영국이 새로운 원전 시장으로 떠오르자 프랑스와 중국 등 원전 강국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산업이 고사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정부가 영국을 상대로 원전 수출 협상에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세계 각국이 원전 장점에 주목하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은 급속하게 크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4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PR1400 독자 노형에 대해 미국 원자력 규제기관 안전 인증을 따내는 등 40년간 원전 기술을 쌓아 올려 세계 정상의 원전 기술을 갖춘 한국으로서는 원전 세일즈 기회가 활짝 열린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탈원전으로 헛발질을 하는 사이 러시아가 중국·터키·인도 등 12개국 36기 1천335억달러(약 156조원) 수주·공사에 성공해 시장의 67%를 장악했다. 더 황당한 것은 탈원전으로 원전 수출이 막히는 바람에 러시아 등을 상대로 우리 정부와 업체들이 하청을 구걸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원전 시장이 열렸는데도 정부는 잘못된 탈원전에 꽂혀 세계 흐름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탈원전으로 원전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한국에 원전 건설·유지를 맡길 나라가 있을 리 없다. 국내 원전이 앞당겨 폐쇄되거나 건설이 중단돼 관련 부품업계가 무너지고 연구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원전산업이 통째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원전 수출의 최대 걸림돌인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원전 수출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이 나라를 몇 십 년 동안 먹여 살릴 국부(國富) 창출의 기회가 허망하게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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