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떠 있는 달에도 주인이 있을까? 어린 시절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은 달이 환하게 비춰주었고, 정월대보름에는 보름달을 보며 두 손 모아 간절하게 소원을 빌기도 하였고, 달 속에서 옥토끼가 방아를 찧으며 살고 있다는 천진난만한 상상으로 저녁 하늘 둥그런 달을 올려다보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의 달은 어둠을 밝히는 존재로 기원의 대상이기도 하고, 꽉 찬 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이며, 이지러지고 차오르면서 변화하는 달의 모습은 자연의 순리를 보여주는 긍정의 존재이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닐 암스트롱이 퍼스트 맨으로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지만 여전히 달은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신비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 어디에서나 누구든지 밤이면 볼 수 있는 달에도 주인이 있다면 믿지 못하겠지만 달의 소유권을 인정받은 주인이 있다. 바로 미국인 데니스 호프이다. 달의 주인인 그는 심지어 전 세계 197개국에서 달 대사관을 운영하며 달에 있는 땅을 분양하고 있다. 대체 어떻게 그는 달을 소유하게 된 것일까?
1967년 제정된 UN의 외기권 우주조약에 '우주 전체는 인류의 공동재산으로 특정국가의 소유권 주장이 금지된다'는 조항을 본 데니스 호프는 그 어디에도 '개인이 달을 소유할 수 없다'는 조항이 없음을 알고 UN 등 여러 곳에 자신이 달을 소유하겠다는 편지로 보내, 급기야 법원의 소송을 통해 달 소유권을 인정받게 되었다고 한다.
달을 가지게 된 그는 24달러의 가격으로 달에 있는 땅을 분양하기 시작했다. 우주여행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볼 수 없는 땅을 살까하는 기우에도 불구하고 해외 유명 인사를 비롯한 나사 직원들도 달의 땅을 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들의 달 구입 뉴스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570만 명이 달의 땅을 구입하였다.
과학자들이 우주를 끊임없이 탐구하듯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호기심의 대상인 신비한 우주의 행성 중 하나인 달을 24달러의 돈으로 개인이 소유할 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이 달을 구입하는 이유였으리라 생각된다.
대구예술발전소 4층 벽면에는 밤하늘에 영롱하게 빛나는 달이 3m의 크기를 자랑하며 떠 있다. 달을 소유할 수는 없지만 벽면에 그려진 '문 플라워'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은 나만의 달 속에서 우주를 여행하는 행복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이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예술발전소에 떠 있는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며 소원도 빌고 무상으로 마음껏 소유해 보는 행복한 상상을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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