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스크 착용율, 어르신이 낮은 이유, "번거로워서"?

미세먼지 땐 60대 이상 51% 착용
2030세대는 66% 착용… 차이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대구시내 한 대형마트의 마스크 진열대가 비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대구시내 한 대형마트의 마스크 진열대가 비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열차 안. 출근길에 오른 시민 10명 중 8명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우려,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선을 노약자석 방향으로 옮기자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열차에 탄 노인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마치 노약자석과 일반석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듯했다.

이날 열차를 타며 만난 노년층 80여명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은 20명이 채 안 됐다. 노약자석에 앉은 A(72) 씨는 "마스크가 뭔 대수인지 모르겠다. 폐렴 같은 걱정은 사라진지 오래"라며 "예전에는 이보다 더 힘들게 살아도 괜찮았다. 이 정도는 가뿐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개인위생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노년층은 낮은 마스크 착용률을 보이고 있다. 개인위생 문화가 노년층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스크 착용에 '세대 차이'가 있다는 건 수치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1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가 '나쁨' 단계일 때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60대 이상에서 51%에 그쳤다. 반면 19~29세는 66%에 달했다.

각 세대가 경험한 사회문화적 차이가 원인으로 꼽힌다. 2030세대는 온라인으로 미세먼지나 감염병 정보를 찾아 바로 대처하는 데 능숙한 반면 개인위생 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과거를 기억하는 노년층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노인 빈곤율도 원인으로 꼽힌다. 노년층일수록 개당 3천원 정도인 일회용 마스크를 매번 구입해 착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경숙 아름다운중노년문화연구소장은 "신종 질병이나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비교적 최근의 경향이라 노년층에게는 익숙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주요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일 대구시약사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말'(飛沫·침방울)을 타고 감염되는데, 1~2m 이상은 퍼지지 않지만 그보다 가까운 접촉을 하는 경우가 문제"라며 "고성능 마스크가 아닌 평범한 일회용 마스크로도 효과가 충분하니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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