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지 물량 직접 생산? 지역 車부품업계 '빨간불'

신종코로나에 자동차업계 직격탄, 대구경북 부품업체도 근심
쌍용차 4~12일, 현대차 5일부터 일부차종 생산 중단 전망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비해 지난달 29일 공장 정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여파로 중국 내 자동차 부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라인이 이르면 4일부터 멈추는 등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업계도 완성차 생산 감소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급 이슈가 발생한 부품은 자동차 내 통합 배선장치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 내부에 장착된 전기장치들에 각종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현대자동차 승용차 20종의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확보량은 6일까지, 상용차 6종은 길어야 11일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는 1개 부품만 차질을 빚어도 조립 공정을 유지하기 어렵다. 앞서 쌍용자동차도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납품업체 가동중단으로 오는 4~12일 평택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와이어링 하네스 제조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단기간 내 수급 안정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종코로나 확산이 심한 곳은 연휴 추가 연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품목이 세분화돼 있어 대체 생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티에이이치엔을 포함해 3개사가 현대기아차에 주로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 연휴를 이달 2일까지로 늘린 데 이어 각 지방정부가 기업 연휴를 9일까지로 추가 연장하면서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와이어링 하네스를 제조하는 대구의 A 부품업체는 중국 현지에서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대구경북에도 여러 와이어링 하네스 제조사가 있지만, 차종별, 엔진·시트 등 장착 위치별로 세부품목이 다양해 단기간내 수급을 안정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공장에 마스크, 손세정제, 체온계 등을 국내에서 공수해줬지만,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일부 생산 물량은 국내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내 다른 자동차부품제조사들도 신종코로나 여파를 우려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경산 소재 자동차부품 제조사 B, C사도 중국 내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춘절 연휴가 16일까지 연장돼 중국 현지 공장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 공장이 가동 중인 곳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산 소재 자동차 금형업체 D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중국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이지만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부품 수급 문제로 현대·기아차 국내공장의 휴업이 불가피해지면 자동적으로 부품업체들도 매출감소가 뻔하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물론 중국 현지 납품물량까지 줄어들까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3만여개의 다양한 부품이 투입되는 자동차업계에서 첫 경보음이 울렸을 뿐 신종코로나 여파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신종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겠으며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도 4일 오후 대구시청 별관에서 대구상공회의소 및 지역 기업지원기관들과 함께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부터 부품 수급 문제가 발생했지만 순차적으로 다른 업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물류 통관이나 대금결제가 지연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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