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일상을 바꿔 놨다. 신종코로나가 급격히 퍼지면서 사람들이 대중시설을 기피하면서다. 특히 겨울철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던 실내 대형시설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관련 업계의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4일 오후 대구 북구의 한 대형마트 식품코너. 사람들에 둘러싸여 북적이던 시식코너는 썰렁했다. 시식코너 직원들이 연신 시식을 해보라고 외쳤지만 마스크를 낀 고객들은 무심히 지나쳤다. 한 시식코너 직원은 "마스크를 끼고 음식을 만드는 데도 사람들이 시식하기를 꺼린다"고 했다.
이에 이곳 대형마트는 운영하는 시식코너 수를 평소 절반으로 확 줄였다. 과일 등을 내놓은 무인 시식코너는 아예 없앴다.

영화관은 휴관인가 싶을 정도였다. 지난 2일 아내와 경산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는 이성훈(48) 씨는 "보통 전석 매진 탓에 원하던 영화를 못 보곤 했는데 이날 영화관을 찾았다가 빈 좌석이 수두룩한 상영관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 같은 현실은 수치로 입증됐다. 통상 방학과 설 명절이 있는 1월은 극장가 성수기로 꼽히지만 지난달 관객수는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영상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영화관 관객 수는 1천684만명으로 2012년 1월(1천662만명) 이후 최저치였다.
신종코로나는 헬스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평일 저녁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일부 운동 기구를 찾는 이들도 없을 정도로 헬스장을 찾는 회원 수가 확 줄었다.
운동을 한 뒤 샤워장을 찾는 사람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대구 중구의 한 헬스장을 이용하는 이현영(22) 씨는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곳일수록 신종코로나 감염 위험이 더 높을 것 같아 공동샤워시설을 사용하기가 꺼림칙하다. 찝찝해도 집에 가서 씻는다"고 했다.
음식점 풍경도 바뀌었다. 예약조차 어려웠거나 줄을 서는 걸 당연시했던 유명 음식점에도 빈 테이블이 생겨난 것이다. 허지은(29) 씨는 "상견례 때문에 평소 예약이 어렵기로 유명한 수성구 들안길의 한 한정식집을 예약하고 갔는데 빈 테이블이 많아 놀랐다"고 했다.
행정기관의 회의도 신종코로나를 피해가지 못했다. 대구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연기를 고민했던 2월 정례조회를 모든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4일 오전 진행했다.
권영진 시장은 정례조회 때 선행 모범시민과 신청사 건립 유공자 표창 시상에서 손가락하트 표시로 악수를 대신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창회, 계모임, 종친회 등 대형 모임은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 최근 야성 송 씨 재구종친회는 8일 열기로 했던 신년교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대구의 한 호텔에 따르면 설날 이후부터 하루 평균 예약 절반 정도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곳 관계자는 "오늘만 해도 모임 예약 취소 건이 3건"이라고 말했다.
예약 취소나 연기가 어려운 결혼식의 경우 하객 수를 조정하는 경우가 적잖고, 예식장을 찾은 하객들도 악수를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예식장 관계자는 "하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끼고 오고, 어린아이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별로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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