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코로나19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돕고자 30여 명의 대구 버스기사들이 나섰다. 이들은 먼 거리 운전을 마다하지 않고 대구의 경증 확진자들을 전국 곳곳의 시설 등으로 태워 옮기고 있다. 갑갑한 방호복을 입고 장시간 운전하는 어려움과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내고자 자원한 것이다.
대구의 버스업계는 지난 3일부터 30여 대의 버스를 투입해 약 2천500명의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경북 구미와 충남 공주, 충북 제천 등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했다. 버스 기사들은 매일 대구스타디움에 집결한 뒤 각자 배치받은 20명의 확진자를 태우고 목적지로 향한다.
9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만난 A(36) 씨도 환자 이송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답답한 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장시간 운전을 한다. 고글에 서린 김은 운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많은 환자를 이송하는 탓에 창문마저 쉽게 열지 못한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당연한 일상이 됐다. 퇴근 후에는 감염 우려에 모텔 숙소로 향한다"고 했다.
이들도 감염 위험을 두려워하는 건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경증 확진자들은 방진복이 아닌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고 있다. 3~4시간을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어야 하기에 운전기사들의 두려움은 몇 배로 가중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운 티를 내지 않는다. 확진자들의 편안한 이동을 위한 배려다. A씨는 "환자들에게 일부러 반갑게 인사를 하거나 완쾌하라며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간혹 확진자들이 보이는 눈물은 운전기사들의 두려운 마음을 없앤다. A씨는 본인의 뒷자리에서 기침을 심하게 하던 여성 확진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A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 같다며 연방 사과하며 눈물을 보이던 환자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애써 웃으며 환자를 위로했던 A씨는 그 후로 본인이 더 담담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고 했다.
이런 운전기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환자 수송 이후의 생활이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수송을 도운 버스라는 게 알려진다면 일반 손님의 발길이 끊길까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A씨가 강하게 익명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운전기사들은 당장 영업 걱정보다 대구가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이 크다. 버스업체 관계자는 "확진자들 이송에 사용된 버스는 철저하게 방역과 소독을 하고, 일정 기간 차고에 격리하는 등 이중, 삼중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대구를 위해 기사들이 기꺼이 나서는 만큼 위로와 격려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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