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만개한 벚꽃에 몰려든 상춘객으로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전국의 벚꽃축제가 취소되고 야간조명 끄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대구지역 일부 벚꽃 명소는 코로나19와 지역경제 살리기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 진해 군항제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벚꽃축제 대부분은 모두 취소됐고, 경북의 벚꽃 명소인 김천 연화지, 경주 흥무로 벚꽃길 등도 야간 조명을 포기했다.

그러나 대구 일부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지역 경제 부활에 꽃놀이만 한 이벤트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저녁 대구 동구 아양교 벚꽃터널은 코로나19를 무색하게 할 만큼 꽃놀이 인파로 붐볐다. 색색 조명이 들어온 벚꽃터널에는 연인들이 마스크도 벗어버린 채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인생샷에 마스크는 훼방꾼일 뿐이었다.
수성못, 앞산 카페거리, 두류공원 등 다른 명소도 마찬가지다. 지난 29일 앞산 카페거리도 오후 11시까지 벚꽃 경관 조명을 켜놓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A(21) 씨는 "대구는 야간에 벚꽃이 예쁜 곳이 많다. 앞산 카페거리 경관 조명도 좋고, 예쁜 카페들도 많아 만족스럽다"며 "친구끼리 사진을 찍어주는데 마스크를 쓰고 찍으니 어색해서 벗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관 조명을 꺼달라는 불편 민원도 나온다. 앞산 카페거리와 가까운 대명동 주민 B(53) 씨는 "벚꽃이 피고 나서는 밤 늦게까지 수백 명이 몰려든다. 적어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밤에 조명을 좀 꺼도 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는 진퇴양난이다. 달성군 비슬산 참꽃문화제, 동구 팔공산 벚꽃축제 등 대규모 행사는 모두 취소됐지만 벚꽃길의 특성 상 보행로 등 통행 기능도 있어 경관 조명을 완전히 끄기 어려운 데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조명을 끄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다. 특히 영업난을 겪는 자영업자들은 불을 끄는 것에 반대가 심한 편이라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 역시 "금호강 벚꽃길 일부 조명은 지난 주부터 끄고 있지만 이곳이 산책로이기도 해 모든 조명을 끄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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