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19 사투’ 대구경북에 손 내민 이들, 서운함 없도록

지난 2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52일 만인 10일 0시 기준으로 대구의 일일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1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도 2명에 그치는 등 코로나19 사태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폭증하는 확진자로 50여 일간 패닉에 빠져 모든 게 멈춰서버린 대구경북이었기에 이는 기적적인 성과다. 특히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경북으로 달려온 외지 의료진·자원봉사자·구급대원·군인들의 노고는 이루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대구경북으로 달려온 의료인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처우 과정에서 일부 유쾌하지 못한 소리가 들린다. 특히 2천100명 의료진들 중 절반 이상이 수당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구시와 정부가 의료진 수당 지급 시기를 놓고 엇박자를 내면서 빚어진 불상사인데, 경위야 어쨌든간에 이 사안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잘못이다.

지난 2일 열린 119 구급대원 해단식에 대구시장, 경북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것도 적절치 못했다. 대구경북 감염환자 1만여 명을 이송해 인명을 구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구급대원들을 돌려보내는 뜻깊은 자리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다른 일정을 제쳐두고 참석했어야 했다. 이런 식의 실수가 겹쳐지면 대구경북은 어려울 때 손길을 내밀어준 외지인들에 대한 고마움조차 모르는 몰염치한 곳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경북을 찾은 의료진, 자원봉사자, 구급대원들의 희생적 자세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큰 용기를 북돋웠고 세계로 조명됐다. 이들을 대우하는 과정에서 불찰이 있어 이들이 서운해 할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대구경북 특유의 깊은 정과 감사함을 보여줘 이들이 보람과 긍지를 갖고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경황이 없겠지만 작금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예우를 하는 범시민 차원의 캠페인 및 이벤트 같은 행사 개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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