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직장인 A(29) 씨는 카페에서 콧물과 재채기를 연거푸하다 사람들의 눈총을 견디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A씨는 "매년 이맘때면 늘 있는 증상인데 올해는 유난히 시선이 차갑다"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피하고 코만 풀어도 힐끔힐끔 쳐다보니 외출하기가 두렵다"고 했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이 올 봄 유독 따가운 눈총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마다 봄철이면 달고 다니는 재채기, 콧물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으로 의심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환절기나 건조한 계절에 증상이 악화된다. 꽃가루가 호흡기로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과하게 반응해 콧물, 재채기, 눈 가려움증 등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호흡기 증상과는 발생 원인 자체가 다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예민해진 사회적 분위기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코로나19를 구분하지 않는다.
특히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보이더라도 병원에 가기도 힘들다. 주부 B(40) 씨는 "7살 난 아들이 봄철만 되면 코를 자주 훌쩍이고 눈을 비빈다"며 "지난해까진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올해는 병원에 가는 게 눈치 보이고 조심스럽다"고 했다.
약사 입장에서도 콧물 증세를 호소하며 찾는 이들을 경계한다. 약사 C(32) 씨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콧물 증상을 호소하는 손님이 오면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고쳐 쓰게 된다"며 "재채기로 비말이 대량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카페, 병원이나 약국뿐 아니라 도시철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두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증상은 콧물, 재채기 등 코와 관련된 증상보다는 발열, 인후통, 기침 증상이 훨씬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양철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3~5월 사이에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내원객이 많은데 올해는 병원에 폐가 될까봐 못 오겠다고 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단순히 콧물이나 재채기 증상만 있다면 알레르기에 의한 반응일 것으로 생각하고 평소처럼 내원해 치료를 받아도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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