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신학기마다 학생들의 헌 공책과 연필을 새 필기구로 바꿔준 한 문구점이 코로나19로 연기된 등교 개학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대구 북구 칠성동에 위치한 대형 문구점 '56번가'는 다 쓴 노트 두 권을 새 노트 한 권으로, 7cm 미만으로 사용한 연필 두 자루를 새 연필 한 자루로 교환해주는 '몽땅 연필 다오! 새 연필 줄게!' 행사를 지난 2015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동구 이마트 반야월점에 있는 지점에서도 동일한 행사를 하고 있다.
해당 행사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한정된 자원을 아껴 쓰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신학기가 시작되는 2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진행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등교 개학 대신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자 필기구를 교환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겼다.
21일 오후 2시쯤 56번가 반야월지점은 평일 오후 시간대임을 감안해도 한산했다. 1시간 동안 다녀간 손님은 6, 7명이 전부였다. 이곳 직원 김윤경 씨는 "오늘은 신학기 행사에 참여한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며 "주말엔 상황이 낫긴 하지만 지난해 이맘때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날 과제에 필요한 준비물을 사기 위해 이곳에 방문한 고산중학교 2학년 권오주 군은 "몇 달만의 문구점 방문"이라며 "지난해 신학기 땐 노트와 펜을 많이 샀는데 올해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니 필기구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본점에서 근무하는 이문식 씨는 "온라인 수업이 스마트기기나 출력된 학습자료 위주로 이루어지다보니 노트나 연필 등의 수요가 많이 줄었다"며 "신학기 행사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준비한 연필 1만4천400여 자루와 공책 2천여 권 중 교환된 건 고작 20% 정도"라고 했다.
변상훈 56번가 대표는 "정상 등원·등교 일시가 정해지면 기존 5월까지 하던 행사를 6, 7월까지로 연장할 계획"이라며 "하루 빨리 아이들과 부모님이 손잡고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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